JB의 주간 여행 #11
이번 한 주는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아니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으며, 노력하고 있는 것들의 성과가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 급작스레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갑작스레 나의 가치에 대해서 의문이 든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자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딱히 보람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바쁘고 정신없이 일에 매달린다면 이런 생각이 나지 않을 것이다. 잠시 일의 진행이 원활해서 집중력이 떨어진 것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열심히 배우고 있는 것들에서도 뚜렷할 성과를 보이지 않아서인지 역시나 자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 이렇게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있지도 않아서 더 그런 것이다. 오래 걸리는 일이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성장하지 못하는 듯하여 괴롭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적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다. 버지니아 사이어의 변화 모델이라는 것이다.
변화 모델은 한 번의 카오스와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보여주지만 인생은 이것을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 나는 갑작스러운 카오스 단계에 들어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움츠리는 단계. 내가 인지하지 못한 나에게 들어온 수많은 정보들을 머릿속에서 처리하느라 모든 게 멈춘 듯한 혹은 나빠지는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흔들려서 뭔가 포기한다면 이전보다 못한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금 하고 있는 노력들을 계속해 나가면 될 것이다.
최근에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성근 감독이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의 여러 가지 인터뷰를 보게 되는데 제일 흥미로운 것은 펑고에 대한 이야기였다. 경기에서 어떤 실수를 하게 되면 김성근 감독은 경기가 있었던 그날 펑고를 해서 그 실수를 성공한 상태로 만들고 집에 보낸다고 했다. 선수가 실력이 부족해서 연습을 시킨 것일 수도 있겠지만 김성근 감독은 철학은 그랬다. 실수를 실수로 가지고 집에 가면 후회하고 힘들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성공상태로 만들어서 마침내 마치고 집에 가면 다르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이번 주에 나의 실수나 우울한 감정을 만든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이것을 성공의 상태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지금의 감정이 펑고의 이야기와 매치되지 않더라고 시도해 볼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에게 있어서 펑고 같은 것은 결국 회고일 것이다.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회고를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회고의 일종이다. 한 도반은 하루에 서너 번 회고를 한다고 했다. 너무 긴 시간을 회고하다 보면 잊어버리는 게 많아서 서너 시간마다 회고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도반처럼 하지 못하더라고 조금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의 회고 모임을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나 자신을 위한 회고를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그걸 위해서 어쩌면 글쓰기를 조금 더 늘려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정리해 보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란 느낌은 잠시 혼돈의 상태에 머물렀을 뿐 시간이 지나고 나면 무언가가 정리될 것이고 더 나은 상태가 될 것이다. 나는 이를 촉진하기 위해 더 짧은 주기로 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금요일밤늦게 자버리는 바람에 한 시간 정도 늦었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반들이 있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행히 막 체크인을 마친 상태라 주제 논의는 시작 전이었다. 막 일어난 터라 나는 주제를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주제들이 올라왔다.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의사결정이 안돼서 빙빙 돌 때 의사결정이 잘 될 수 있도록 영향력 만들기
논의 주제로 선정되지 않았지만 나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나의 경우는 이런 경우 지금까지 이야기 나누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고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한다. 일종의 환기를 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의사결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다만 의사결정을 위해 더 노력하는 경우는 많았다.
게다가 나는 분석적으로 생각하다 보니 즉각적인 행동보다는 시간을 두고 하는 행동을 하는 편이라 이런 순간 영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 참 고민 되는 부분이다.
시간 많이 안 쓰고 다양한 사람들 만나는 노하우
나는 사람 만나는 부분에 있어서는 내향적이어서 잘 안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 올해는 다양한 사람들 만나는 것이 목표이기는 하다. 그러나 딱히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주제처럼 시간을 많이 써야 하는데 나는 매우 게으른 편이다. 그래서 지금 생각하는 것은 원래 내가 시간을 쓸 때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하거나 아니면 온라인 모임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만나려고 한다. 올해 여러 가지 해봐야 노하우가 생길 거라 기대해 본다.
체인지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서는?
Change Agent라는 단어는 오래전에 사용했던 단어인데 다시 이게 도반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다. 내가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은 대기업에서 이 용어를 사용해서 부정적인 단어로 만들어 버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용어는 미움을 받고 있지만 변화를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로는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변화라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체인지 에이전트가 되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그냥 나를 변화하는 일을 추구하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체인지 에이전트가 된다는 것은 내가 변화를 시도하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해보는 것, 보여주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늙기를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늙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 도반들도 그러고 있어서 이게 주제로 선정되었고 다양한 하고 있는 것들이 나왔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도반들은 이것도 학습을 해 나간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자신에게 실험해 보고 스스로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어떤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탐구해야 하는 분야인 것 같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잘 보내는 방법은?
자주 나오는 주제이다. 자주 나온다는 것은 화가 나는 상황을 많이 맞이하게 되고 어느 누구도 유용한 방법을 알지 못해서 일 것이다. 다행히 나는 화가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 그걸 잘 못해서 문제이다. 상대가 공격을 해오고 비난하는데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 매우 둔하다. 아니 어쩌면 화 나는 상황을 회피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좋게는 상대의 비난이나 공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상대가 맥이 빠지게 만드는 게 나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상대의 공격을 웃어넘기지는 않는다. 암튼 본 주제로 돌아오면 잘 보내는 방법은 없을 듯하다. 화를 다스릴 것인지, 회피할 것인지, 화를 사용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주제를 제안한 도반은 잘 회피하고 싶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