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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종범 Aug 18. 2024

하루 하나의 운동으로 보낸 휴가

여유가 생긴 시간

올해는 초반부터 조금 힘들게 시작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느라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고 중간에 목표가 바뀌어서 프로젝트를 재구성하기도 했다.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정리가 되어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잠깐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슈가 없어서 프로젝트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더욱 여유를 느끼게 해 주었다. 회의가 많지도 않고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해야 할 일도 잠시동안 없을 듯싶다. 여유가 생기니 책도 보게 되고 밀렸던 공부도 하고 정리도 하게 되었다. 여유가 생기니 또 해야 할 것들도 잔뜩 떠올랐지만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여유를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루 하나 운동

하루 휴가를 내니 광복절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쉴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쉴 생각이 없던 터라 여행을 가거나 다른 일정을 만들지 않은 터라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집에 있다 보니 단조롭게 보내게 되었다.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좀 쉬면서 책을 보거나 OTT를 즐기기도 했다. 운동으로는 러닝, 골프, 수영, 헬스 등 하루 하나씩 했다 그러면서 몸무게도 재고, 식단도 조금 단조롭게 먹었다. 4일 동안 1kg을 뺐다. 어떻게 생각하면 4일간의 실험을 한 셈이다. 식단과 운동에 대한 실험. 이걸 일상에서 유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잘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건강검진 전에 딱 4kg 만 빼보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

휴가를 보내면서 운동만 한 것은 아니다. 하루 1시간 정도는 아내와 이야기하며 사색했던 것들을 이야기 나누었다. 최근 아내는 몽테뉴의 글에 빠져있다. 1500년대 작성된 글인데 몽테뉴의 글을 보면 지금 시대에도 너무 잘 어울리는 좋은 글이라는 게 아내의 이야기다. 소개해 준 글을 보면 그냥 지금 시대에 필요한 말들이다. 간간히 소크라테스의 말도 소개해 주었는데 이 또한 지금 시대에 맞는 이야기이다. 들었을 때는 감탄했는데 막상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ㅎㅎ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삶과 고민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똑같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요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종종 하는데 아마도 500년 전에도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어떤 답이 있는 게 아니니 내가 살고자 하는 방향을 찾으면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내 나이에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 통찰을 통해 선택할 수밖에 없고 가능하다면 선인이나 선배들의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요즘 후배들을 코칭하는 것이 있는데 그들의 시야를 보면 내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것을 보면 지금의 나 또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게 많을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경험하지 않아 잘 모르고 선배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지식은 깊이 있게

최근 책을 선정하고 읽는 데 있어서 현저히 속도가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거의 멈추어 버렸다. 새롭게 알고자 하는 영역이 줄어들었고 운동을 통해 몸을 쓰는데 더 호기심이 있다. 여러 가지 읽을 거리의 소재를 찾아보고 있지만 끌리는 것들이 많지 않다. 대체로 심리학에 대한 것들로 집중된다. 왜 소재들이 줄어들었을까, 왜 호기심이 줄어들었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딱히 답을 찾지 못하다 나름의 답을 찾았다. 그것은 읽었던 것들을 다시 읽어보자는 것이었다. 전에 읽었던 책을 우연히 한 권 다시 읽게 되었는데 처음 읽었을 때와 다른 통찰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아하! 하고 느낀 것이 다시 읽기이다. 아마도 그동안 쌓인 경험들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주었고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들을 또 한 번 정리하는 것이 꽤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어서 책장들의 책을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이왕이면 다시 읽고 다시 느끼고 새롭게 얻은 통찰을 글로 적어보거나 정리해 보는 것을 해보고자 한다. 이제 깊이 있게 살펴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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