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가 쌓여서 우울증에 걸린다

by 마음순례

요즘 우울증 걸린 사람이 많다. 그만큼 살기가 힘들다는 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기생충》에도 이런 대사가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잘 사는 사람들은 꼬인 것이 없어, 없는 사람들이 많이 꼬여있어.” 백 프로 맞는 말은 아니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우울증은 마음이 꼬여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지 못해, 마음의 기가 막혀서 생긴다. 무엇 때문에 꼬였는지 알면 푸는 일은 쉬워진다.


자연은 꼬일 것이 없다. 멀쩡한 4대 강에 보를 세웠더니 강이 꼬였다. 맑게 잘 흐르던 강이 곳곳에 녹색 이끼 죽으로 변했다. 보를 풀어주면 꼬인 것은 풀려 흐른다. 단순하게 이야기해서 우울증도 이렇다. 복잡한 심리학적 분석 말고, 평범한 언어로 우울증의 원인은 “삶이 힘들다”가 쌓이고 쌓여, 꼬여 마음이 기가 흐르지 못해서 생긴다.


사람들은 변명한다. 어떻게 삶이 힘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바로 여기에 우울에서 벗어날 해법도 있다. 힘들이 않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면, 힘든 일이 올 때마다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말자. 저기 강 건너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 내 차례가 되어서 내게 왔구나 하면 된다. 그게 말이나 되냐고?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우울을 피해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때가 되면 그 놈은 내게 다시 돌아온다.


삶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배우고 익혀온 주입식 교육 혹은 비교의식 때문이다. “힘들다”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정말 삶이 힘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생각으로 삶이 힘들어진다. “힘들다”라는 말만 안 해도 삶은 가벼워진다. 같은 말을 입으로 되풀이 하면 그만 그 말과 관련된 마음이 꼬인다.


퇴직을 앞두고 항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분의 말을 들었다. 약을 먹으면 생각하기가 싫어져 “에이 그까짓 거 뭐”해버린다는 것이다. 힘든 일이 없어진 것은 아닌데, 약은 힘들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계속 약에 의존하면 약 의존자가 될 것이고. 인생의 위대한 스승은 하나같이 인생은 힘든 것이라 했다. 어차피 힘든 것, 힘든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사람의 마음에는 수도 없이 다양한 감정이 흐른다. 잘 흐르도록 내버려 두면 된다. 감정의 굴곡에 따라 흐르는 속도도 다르다.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공적으로 조작하려다 잘 안돼 마음이 꼬인다. 모든 감정은 잠깐 지나가는 급류거나 시냇물이다. 흐르도록 내버려 둬라. 감정의 굴곡을 탄다고 절대 큰일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에너지는 거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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