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골 순댓국밥집에 갔다. 60대 후반이신 식당 주인이 30세쯤 되어 보이는 부부에게 사장님, 사장님 하면서 과잉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그 젊은 부부가 식당을 나가자 주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내게 말했다. “저 사람들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데 아우디가 2대, 레인저가 1대 있어요. 젊은 사람들이 엄청 부자예요.”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큰돈을 벌었을까, 잠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부럽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나도 내 길을 꾸준히 가야지 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나와는 다른 종목에서 경기를 하는 그들은 애당초 나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나도 나의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는 주인아저씨에게 하는 말이었지만 식당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소리로 말했다.
“쓰는 돈만 내 돈이라잖아요. 돈이 하는 일은 결국 돈은 허무하다는 것을 가르치는 겁니다. 왜, 국민의 돈을 착취해서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1조 원대를 보관해 놨다고 하는 그 놈. 그 돈이 그 놈 돈이겠어요. 스위스 은행 돈이지.”
이번에도 주인아저씨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나를 외계인 보듯 하였다. 내 목소리를 들은 다른 손님들은 나를 무심히 쳐다보고는 다시 국밥을 비우고 있었다. 계산대로 가자 주인아저씨는 내 귀에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내 나이 올해 67세요. 사장님 말씀이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