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울음은 천사의 초인종이다

by 마음순례


천사는 외로운 사람을 찾아온다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은 여고생이 있었다. 그녀는 또래 집단에서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다. 소녀의 외모와 학업성적을 질투하는 무리도 생겼다. 그녀는 따돌림도 당했다. 그래도 나름 학교생활에 맞춰 나가는 노력을 하며 근근이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교만 가면 낯선 도시의 이방인처럼 느껴져 더는 학교에 다닐 수 없게까지 됐다.

사람이 외로울 때는 천사가 벗이 되어 찾아온다. 소녀는 달을 좋아했다. 외로울 때마다 베란다로 나가 밤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 일은 소녀에게 큰 위로였다. 어느 가을날, 잠 못 이루는 늦은 밤이었다. 소녀는 밖으로 나갔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곱게 떠 있었다. 소녀의 얼굴은 환하게 밝아 올랐다. 달이 소녀의 마음을 달래려고 갑자기 보름달이 되어준 것 같았다. 소녀는 무의식중에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달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졌다. 사진에는 보름달과 별똥이 선명히 찍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다.

달은 소녀의 외로운 마음을 알았다. 달에서 떨어져 나온 별똥은 소녀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소녀의 가슴에 박힌 천사였다. 보름달은 자기 몸의 일부를 떼어내 소녀의 가슴에 심어줬다. 네 마음이 어두운 밤에는, 내가 달빛이 되어 너를 비추니 외로워하지 말라고. 보름달과 이심전심한 소녀는 울었다. 달은 무심히 하늘에만 떠 있는 아득한 친구로만 알았는데, 실은 소녀가 잠 못 이루는 밤에 베란다로 나가 마음으로 한 모든 말을 듣고 있었다.


울음은 천사의 초인종이다

달은 소녀가 어릴 적부터 함께 놀던 죽마고우이고, 커서는 같은 뜻을 품어준 막역지우가 될 것이다. 소녀는 외롭지 않았다. 눈으로 인식할 수 없는, 누군가 자기를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혼자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길 힘이 생겼다. 이것은 달밤의 단순한 낭만이 아니었다. 마치 종교적 신념처럼 소녀의 가슴을 울렸다.

사람의 울음은 천사의 방문을 알리는 초인종이다. 소녀는 울었다. 집 밖이라 가족들에게 걱정 끼칠 것도 없이 마음껏 흐느끼며 울었다. 울음이 달에 전해지는 것을 소녀는 분명히 느꼈다. 실은 달도 울음으로 화답했다. 울음과 울음이 만난 것이다.

소녀는 사진을 엄마에게 보여주었다. 딸의 사정을 알고 가슴이 아팠던 엄마는 울었다. 내 딸을 하늘이 지켜준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소녀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사진을 보냈다. 친구도 소녀의 마음을 알고 함께 울었다. 이제야 너를 보고도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녀에게 이 사연을 전해 들은 나도 속으로 울었다. 답답하면 울어라. 천사가 그대를 방문한다. 슬퍼도 울고, 기쁨도 울어라.


마음순례 박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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