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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여행

가고시마 항에서 야쿠시마 섬까지

by 김규철

바둑에 이런 말이 있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 오래 고민하여 오히려 결과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여행은 말처럼 오래 고민했고 2025/1/18 드디어 출발이다. 제 PD님과 함께 갔어야 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예매를 늦게 하는 바람에 오늘 혼자 출국해서 가고시마 항구까지 찾아가야 한다. 야쿠 시마는 섬지역이라 배를 타고 가야 해서 늦으면 못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리 도착한 PD님께서 정보를 주셨지만 돌발 상황은 언제나 일어나기에 더 긴장되고 경로를 수시로 체크하며 새벽 버스를 타고 공항철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내릴 역을 지나칠까 봐 귀를 기울여 들려오는 안내음성을 들었다, 내릴 역을 보니 맨 끝이었고 하나둘 세어 보며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공항 도착 후 미리 신청해 둔 와이파이 기기를 찾고 출국 수속을 하는데 어제 SNS로 보았던 현실이 눈앞에 나타났다, 해외인파가 몰려 대기 줄이 길다고 기사를 보았는데 실제로 겪고 보니 할 말이 없고 리가 멍해질 뿐이었다, 게다가 비행 탑승 시간도 촉박해서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고 있었다. 스마트 패스도 준비하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다 용기 내어 양해를 구하고 친절한 직원분 덕분에 겨우 수속을 마치고 정신없이 뛰어 게이트 앞에 섰다, 숨이 차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 사진기록을 남기면서 진정을 하고 행기에 탑승을 기다렸고 탑승 번호를 확인 후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또 하나 배웠다. 천천히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 안에서 듣는 음악 은 환상적이었고. 덜컹거리며 날아오르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풍경은 사진을 찍게 만들고 가슴을 벅차게 했다, 1시간 정도 비행 후 가고시마 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밟으려니 스마트 패스가 없어 대기를 해야 해서 긴장하며 PD님과 만날 장소를 다시 한번 검색하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직원 분께 행선지를 말하니 친절하게 알려주시며 길을 가르쳐 주셨다. 간간히 통역 어플을 이용해 대화도 하고 공항밖으로 나왔다, 날씨도 화창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긴장을 언제 했냐는 듯 평온하게 했다. 친절한 나라 일본 거리는 깨끗했다. 가고시마 항구 버스를 타려고 매표소 가서 표를 끊으려 하니 어리둥절한 나를 보고 직접 데스크에서 나와서 도와주시며 표까지 끊어 주셨다. 버스는 8번 게이트에서 탈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으니 탑승 안내를 도와주시는 분께서 말을 걸어오셨지만 해석이 되지 않아 어플을 쓰고 이야기를 했다. 덕분에 버스 시간도 알았고 한결 편안 마음으로 구경을 하며 버스를 기다렸고 시간에 맞춰 도착한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를 타면서도 어떻게 내릴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안내 음성은 국적별로 나오고 있었다. 버스 안은 깨끗했고 승객들은 대화를 자제했다. 두려움이 지나면 설렌다는 것이 이 마음일까? 버스 타고 가면서 마음이 평온했다. 두려움에 벽을 깨고 나오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타고 가는 동안 펼쳐진 풍경은 내 마음을 간질간질거렸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용오름 치고 있었다. 내심 내가 지금 잘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삼십 분 정도 버스를 타고 텐몬칸을 지나 마지막 가고시마항에 도착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PD님을 뵙고 야쿠시마로 가는 배는 두 종류가 있는데 일반배와 고속페리가 있다, 일반배는 현장에서 만 예매가능하고 고속페리는 사전 예약할 수 있다. 겨우 배시간에 맞춰 도착해 항구를 떠나 사쿠라지마라는 산을 보며 출발하는 배는 수면 위에 떠서 빠르게 출발해서 흔들림도 적었고 일반배처럼 파도의 저항력을 받지 않았다. 객실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얼마나 빨리 가는지 알지 못했지만 옆에 지나가는 배를 보면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뒷문으로 보니 파도를 가르며 가는 배는 중간에 경유지가 있었는데 도착시간 확인 못하고 내려 목적지에 도착 못할뻔했지만. 다행히 도움을 주셔서 두 시간을 달려 야쿠시마에 도착했다. 한 번도 일본에 와본 적 없는 나는 감탄을 했다. 예약되어 있어 마중 나와있던 렌터카 사장님과 업체로 가서 차를 대여하고 숙소를 향해갔다, 해가 지기 전 숙소로 가는 길들은 너무 예뻤다. 더욱이 숙소는 산속에 있고 방문을 여는 순간 나무 향이 퍼져서 정말 좋았다. 전파는 통하지 않지만 계곡소리와 전자 기기가 필요 없는 눈에 피로를 풀어주는 초록색이 많은 곳이었다. 짊을 풀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러 맛집에 들러 밥도 먹고 온천을 향해 갔다. 어둠이 내린 온천은 기온이 쌀쌀해 사람이 없었다. 불도 없는 곳에 따뜻한 물이 흘러나왔고 옆에는 바닷물이었다. PD님의 안내에 따라 탕에 들어갔는데 너무 따뜻하고 피로가 풀리는지 노곤해지며 하늘을 바라보니 우주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수많은 별들이 떠있고 오리온자리가 있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 신기해서 두 눈 크게 뜨고 보니 진짜였다.

심장을 부여잡으며 PD님과 말없이 구경했고 숙소로 돌아와 카메라에 담지 못한 아쉬움을 않고 나무 향을 맡으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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