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으로 텐동을 먹고 싶어서 늦은 시각에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다행히 주문이 가능했다. 아마도 내가 마지막 손님인 듯했다. 바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텐동을 주문하고 가만히 기다렸다.
주문받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튀김옷을 입히고, 기름에 튀기고, 그 사이에 밥과 장국을 담고, 튀김과 소스를 담은 후 이윽고 음식을 낸다. 바 테이블밖에 없는 매우 작은 식당, 직원도 2명밖에 없다. 왠지 후루룩 먹기가 아까워서 천천히 아껴 먹었다.
음식점 전체에 기름 냄새가 가득해서 내 옷에도 기름 냄새가 날 것 같고, 좌석도 불편하긴 하지만, 요즘은 이런 작은 식당들이 정말 좋다. 별 대화가 없어도 주인과 훨씬 가까운 느낌이고 기분 탓인지 큰 식당보다 음식도 더 맛있다. 만드는 모든 과정이 바로 눈앞에서 보이기에 기다리는 동안 기대감도 점점 더 커지고 신뢰도도 올라간다. 무엇보다도 정성이 보여서 좋다. 이런 식당들은 절대 음식을 허투루 만들지 않는다. 고마운 분들이다.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계산하는데 이 말이 절로 나왔다. 기억에 남을 즐거운 순간을 선사해주셔서 감사해요. 가끔씩은 크고 화려한 식당에서의 호화로운 식사도 필요하지만, 이런 작은 식당에서의 소박하고 따뜻한 식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