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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ia Jul 14. 2019

좋은 문장가가 되고 싶다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


하루 24시간 중 1/3, 8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그리고 그 중 적어도 1/4, 2시간은 메일과 슬랙을 읽고 다양한 상대방에게 답장을 쓰며 보낸다.

단 하나의 업무 커뮤니케이션 지침을 고르라면 나는 이 문장을 고르겠다.

 

시간이 없어서 길게 씁니다.


그리고 종종 되새긴다.


길게 말하지 않는다.

길게 말할 땐 더더욱 모호한 단어를 쓰지 않는다.

결론을 두괄식으로 전달한다.

목적을 공유한다.


나는 업무에서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말이 선한 목적을 담고, 구체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걸 상대방이 아는

말과 행동이 분명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


 

며칠 전 글쓰기 모임에서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 작가가 쓴 '좋은 문장론'(위즈덤하우스 출판)이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니,

정책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하니 정보를 압축한 효율적인 문장들을 기대했다.

그런데 의외였다.


효율적이기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만났다.



한 문장으로 말하기


베트남의 한 식당에서, "베트남에서 잠시 황제가 되었습니다."

아즈텍 문명을 전시한 멕시코의 한 박물관에서, "되살아나길 기원해봅니다"



한 문장을 적어야 할 때가 있다.

한 마디만 건네야 할 때가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전하고 싶은 '진심'에 집중해봐. 

라는 책의 메세지에 종종 명료함에 갇혀 진심을 덮진 않았나 반성해본다.



한 문장으로 자르기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라는 국정운영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이것을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바로 세우겠습니다.



역시 만사형통한 정답은 없다. 정답을 정하는 상황이 있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분리하는 글.

뭉치면 죽고 흩어지니 살아난 글.

업무에서도 적절한 타이밍에 꼭 한번 써보고 싶다.



책을 읽고,

되새기고 싶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단상들을 모아봤다.



논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매일 학습한다. 그 와중에 무방비 상태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얕게 보다 다친다.

칭찬을 들었을 때 "괜찮아요. 아니에요." 보단 

"감사해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알아줘서 고마워요"


말 그릇에 진심을 담는다. 인성을 담는 말 그릇.

결국, 진심은 보인다. 통한다. 들린다. 그러니까 겁내지 말자.

오히려 당당하자. 내 진심이 선하다면.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하자.

내 목소리. 내 감정. 내 생각. 더 잘 들릴거다.


보내기 전에 한 번만 읽어보자.

나의 모든 업무에 딱 한 번 만 10초만 다시 보는 습관을 들이자.


나의 커뮤니케이션을 되돌아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사실 회사에서 글과 관련한 기회가 종종 있다.

외부인에게는 낯설고 복잡한 회사의 기술을 세상에 알리는 일

(나도 분명 공감하는) 회사의 강점을 외부에 소개하는 일

그 일을 조금씩 해보지 않을래?


내 직무 외적으로 주어진 태스크다.

채용 확대를 목적으로 유능한 팀원을 인터뷰한 기사

회사에서 진행한 이벤트를 분위기를 살려 소개하는 기사

회사의 차별화 포인트를 경쟁사와 비교하는 기사


자네 글은 정말 쉬워. 한 번 읽으면 다 알아듣겠어

라는 말을 외부인과 내부인 모두에게 듣는 그 날까지

쓰고 고치고 되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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