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그가 던지는 3가지 질문

톨스토이,『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읽고

by 고독일기





인상 깊었던 글귀들

-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기독교적 색채를 지워내고 바라보면 다르다"


러시아 대문호이자 세계에서 유명한 톨스토이, 푸틴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기독교 종교관을 뿜어내는 소설이라니 흥미가 생겼어요. 그의 유명한 작품 중에는 인간 심리를 묘사를 극대화한 '안나 카레리라'가 있어서 한 번 읽어볼까 관심을 가져 세트로 구매도 했다가 된통 혼났습니다. 톨스토이의 글은 제게 어려웠거든요. 그렇게 맞지 않는 저자와의 이별이 아쉬웠던 걸까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지고 나서 다시 러시아의 톨스토이 책을 찾은 건 운명인 듯 해요.



단편집 답게 짧은 분량으로 처음엔 가볍게 읽으거라고 자신했지만 역시나 어려운 문체로 머리를 띵하게 합니다. 첫 에피소드에 나온 위에 적힌 3가지 질문을 보고 바로 답이 떠오르신 분들은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인생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으셨군요. 이 책은 기독교적 종교관을 표현한 고전 소설입니다. 톨스토이와 같은 종교를 가지신 분들과는 다르게 대문호가 생각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종교가 없는 저의 경우에는 각 이야기마다 나오는 교훈들을 중점으로 읽었던지라 기독교에서 쓰는 단어들이나 맥락을 알지 못해서 읽다가 몰입이 살짝 깨져 갔지만 그래도 고전으로 지금까지 전해져온 이유가 있더군요.



그는 땀흘리는 노동의 가치, 사람들과의 유대, 그리고 확고한 종교관을 강조합니다. 귀족 출신이란 태생을 알고 읽으니 기만자의 낭설이 아닐까 우려도 했었지만 이 분은 종교에서만큼은 진심이더라구요. 특히 사랑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초콜릿을 맛볼 때 혀로 느끼는 황홀감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성지순례를 가려다가 자신의 재산을 내어주는 순례자, 미련하듯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는 왕, 그리고 현세에서 시련을 맞는 대천사인 인물들을 보면 그들은 스스로 교훈을 아는게 아니라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다가 우연히 깨달음을 발견합니다.



'사람은 같이 살아가야 한다. 그러려고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얻지 못하게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요즘 들어 참 와닿는 말이에요. 이따금 일이 치여 사람에 치이다가도 문득 혼자서 산에 들어가서 '자연인'이 되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버지들의 로망이 산과 들에서 농사짓기라지만 우리는 엄연히 '사회인'으로 열심히 오늘도 살아갑니다. 태초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무리 생활을 했기에 살아남았고, 지금도 어제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새로운 기술들을 쏟아냅니다. 자신에게 필요한게 명확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에서 원하는 걸 얻습니다. 무리에서 소외받기 싫어서 아닐까요? 혼자 살지 못하는 우리에게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연대가 사람이 살아갈 희망이라고.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입니다. 이 단편의 주인공 바흠은 족장에게 선물을 바치고 다음날 해가 뜨고 질때까지 걷는만큼 부족의 땅을 주겠단 약속을 받아냅니다. 다음날 그는 미친듯이 걷습니다. 다리가 아파도 부여잡습니다. 기름진 땅을 차지하려고 뼈가 으스러져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는 얼마만큼의 땅을 차지했는지는 본문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다르게 말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존재죠. 이런 인간에게 무한한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건 무엇일까요? 그리고 과연 그 땅은 부족의 땅이었을까요? 땅은 무엇을 나타냈을까요?



왕의 질문도 재밌습니다. '모든 일은 언제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하면 안되는지 알수 있다면, 그리고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절대 실패할 수 없을텐데.' 라며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지,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고 명합니다. 그리고 나온 답은 '지금', '지금 함께 있는 사람',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 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별거냐고 심플해지라고 그는 말합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써억 와닿지는 않네요.



사랑은 어떻게든 티가 납니다. 물론 '척'할 수는 있겠죠. 아이들의 눈이 순수하면서도 정확하듯 애정담긴 사랑을 계속 눈속임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봐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에는 그가 남긴 삶의 흔적과 고뇌들이 다양한 서사로 꾹꾹 담겨있습니다. 다 쓰고보니 사랑을 하고 싶네요. 한숨을 쉬는 저에게 그는 말합니다. 지금 당장 하라고.






한줄평 : 이 소설은 기독교에 진심인 톨스토이가 하느님에게 바친 공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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