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 렘키, 『도파민네이션』를 읽고
인상 깊었던 글귀들
‘도파민 과부하는 보상을 미루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우리의 결핍감을 키운다. 그 결과 우리는 풍요 속에 있으면서도 빈곤함을 느낀다.’
‘중독에서 수치심은 본질적으로 미묘한 개념이다. 중독을 멈추는 원동력인 동시에 중독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 찾기는 욕망의 과학을 발견의 지혜와 결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전에 신문기사를 보면 낯선 용어가 한창 보였다. ‘C발비용을 아시나요?’ 란 헤드라인으로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 했던 말이 갑자기 기사에 뜨길래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더니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자가 만든 말이란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어색한 개그를 치는 부장님 마냥 너무나 어색하고 기분이 안 좋아진다..
어설픈 유행어를 미는 개그맨을 보듯 썩소를 날렸지만 기자가 뜻한 바는 알겠다. 충동구매를 마라 맛으로 표현해 일종의 ‘밈’을 되고자 했구나. 어그로를 끄는 열정은 높게 산다. 오늘도 열심히 일한 기자님에게는 소확행을 넘어서 이제는 욕을 할 정도로 소비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나 보다. 저자가 말한 대로 우리는 쾌락에 접근하기 좋은 시대다. 클릭 한 번이면 온갖 산해진미들이 널렸다. 밤에 주문하면 아침이면 도착한다. 그야말로 미라클 모닝이다. 이 맛에 돈을 안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사도 사도 가슴 한켠에는 허한 건 왜일까?
쾌락과 고통이 도파민을 매개로 일종의 시소(책에서는 저울이라고 비유했다.) 게임을 한다고 한다. 도파민을 안다고 해서 쉽게 조절이 되진 않을 거 같다. 어디까지 쾌락이고 어디까지 고통인가? 신경전달 물질 중 하나임을 설명했지만 쾌락과 고통은 개개인마다 다르지 않는가? 도파민이 과잉되었다는 건 무슨 말인가? ‘헬창’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긍정적인 중독은 어떤 상태인가? 혼란하다. 과연 나는 균형 잡힌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이런 도파민을 수용하고 더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해주면 더 좋았겠다. 학자로서 문제 제기를 했지만 방법은 글쎄 써억 와닿지가 않는다. 중독 증상을 피하자 수준이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억지로 절제해야 하는 건 아닌 거 같고. 자급자족해서는 행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사회니깐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번다. 니체가 오늘날에 태어났으면 다르게 이야기했을 거다. ‘내가 소비하지 못한 것은 나를 강하게 한다.’ 이 책을 다르게 본 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놓친 부분이 어딘지 알고 싶다. 게임에서 캐릭터에게 현질을 해 키우듯 오늘 나를 위해 현질한다. 짜릿하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채우는 도파민. 이게 기자가 밀고 싶은 ‘始發비용’이 아닐까?
한줄평 : 애정과 애증의 도파민, 친해지려면 읽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