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주앓이 Oct 26. 2021

혼맥의 품격 14

요즘 고민

혼맥은 늘 안주 없이 간단하게 한두 캔 마시자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편이다. 하지만 결과는 늘 쟁여놓았던 과자와 빵들을 모조리 휩쓸어 먹어 버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쓰레기통을 비우며 가득 찬 빵과 가자 봉지에 간담이 서늘해졌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럴 거면 주중 내내 닭가슴살과 양배추를 씹어 먹으며 하루 세 시간씩 운동한 보람이 1도 없잖아.'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패턴은 늘 반복된다. 칼같이 금주했던 지난 2020년의 다이어트는 성공이었고 몸매는 리즈를 갱신했지만 다시 시작된 혼맥 라이프는 나에게 후덕한 뱃살을 선물해주었다. 


라이트 맥주도 마셔보고, 몇 주 맥주를 멀리해 보기도 했다. 그러다 안주 없이 맥주만 마시면 되지 않겠냐 싶어 다시 마시고 취하고 결국 '과자 대잔치' 헬게이트가 다시 열리고 말았다.


사실 이런 고민은 애주가들에게 흔한 일인가 보다.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다이어트 중에도 마실 수 있는 술, 막걸리 다이어트, 맥주 다이어트 등 술과 다이어트에 관련된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단 가장 궁금했던 것은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이야기의 진실 여부였는데 아쉽게도 맥주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맥주는 마시는 빵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성분 중 탄수화물과 당류가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알코올의 열량은 1g당 7kcal로 맥주 500cc는 약 185kcal 정도라고 한다. 열량만 보았을 때 그리 높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심지어 알코올 자체에는 우리가 영양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엠티 칼로리라고 불리고 있다. 이를 살이 찌지 않는다라고 이해하면 큰일이 나는 것이다. 일단 알코올은 우리 몸의 지방 사용 능력을 저하시킨다. 소량이라고는 하지만(섭취한 알코올 양의 5%) 알코올의 일부는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알코올의 잦은 섭취는 체지방의 증가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여기에 더해 알코올 섭취와 과자, 빵 등 정제탄수화물 먹부림이 함께한다면 최악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냥 마시면 되는 일을 또 이렇게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즐겁자고 하는 일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안 되는 법.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맥주만 두 캔'캠페인을 자체적으로 실천해보아야겠다.


한 달 후 셀프 점검을 실시해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혼맥의 품격 1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