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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앓이 Nov 15. 2019

제주에서 만나는 인생 일몰

PM 19:00 일몰

제주의 지는 해와 인사를 나눠 보세요. 여행자의 하루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멋진 장면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2018)

                                                                                                   

장소를 불문하고 해가 지는 시간의 분위기를 좋아해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제주도는 아니지만, 소박한 스카이라인 뒤로 붉게 물드는 석양이 참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덕분에 문득 생각이 나는 날이면 창문을 열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하지요. 그 순간은 무척이나 평온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곳이 제주였다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명월리 어딘가에서 (2018)

                                                                                                     

2017년 어느 봄날, 제주 서쪽 자구내포구에서 인생 석양을 만났습니다. 습기 없이 보송보송한 공기에 솔솔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었죠. 유독 좋았던 날씨에 하늘이 맑고 투명해서 모두들 역대급 석양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그날따라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자구내포구로 모여들었답니다. 명당이라는 자리는 저마다의 장비로 발 디딜 틈이 었었죠. 초행이었던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었고요. 
  
다행히 그날의 저는 혼자가 아니었답니다. 일몰 사진 강좌에 참여하고 있었거든요. 곧 구원투수로 달려오신 사진작가님께서 적당한 자리를 찾아주셨어요. 특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의외의 장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작가님과 함께 향한 곳은 파도가 찰랑거리는 바위였답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는데 가끔씩 바닷물이 신발, 얼굴에까지 튀기니까 사실 좀 무서웠어요. 이러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죠.


자구네포구에서 (2016)


하지만 시종일관 침착하게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작가님의 모습이란,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것을 그때 느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붉은 태양이 저 멀리 섬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순간순간 조금씩 달라지는 그 신비로운 모습들은 카메라와 기억 속에 차례로 저장되었죠. 그리고 때마침 거짓말처럼 찾아와 준 돌고래 떼는 감동의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하며 제 인생 최고의 한순간을 만들어 주고 떠나갔답니다.


서우봉의 일몰 (2015)

                                                                                     

그날의 여운 때문이었을까요? 제주에서는 언제나 해가 지는 순간이 기다려집니다. 어디에 있든 그 모습은 언제나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되니까 말이죠. 하늘과 바다, 오름을 배경 삼아 펼쳐지는 다채로운 제주의 일몰. 다음번은 또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지는 육지의 해 질 녘입니다.


애월 낙조 (2015)



                                                                                    

제주에서 인생 석양 만날 수 있는 


                                                                                         

· 우도

우도의 일몰은 특별함이 있습니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제주의 상징인 두 거인의 품속으로 사라지는 붉은 태양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아름다운 해 질 녘의 우도를 경험해 본 여행자는 그리 많지 않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정을 마치고 해가 지기 전에 우도를 떠나니까요. 우도는 본섬에 비해 숙박시설이 다양한 편은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우도에서 밤을 보내 보세요. 제주에서 가장 잊지 못할 일몰의 모습을 추억에 남길 수 있을 테니까요.

                                                                               

· 한담 해안산책로
애월 낙조라는 노래가 있어요. 낭만적인 노래로 탄생할 정도로 애월 바닷가 일몰은 심금을 울리는 아련함이 있답니다. 노을빛이 유독 붉고 아름답기도 하고요. 애월읍에 위치한 한담 해안산책로에는 바다 전망 카페들이 많이 위치해 있죠. 걸으면서 또는 편안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답니다.

                                                                                                

· 자구내포구
제주앓이의 인생 일몰의 추억이 담긴 곳이에요. 일몰로 유명한 수월봉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지만 조금 더 웅장한 석양의 모습을 만나 볼 수 있어요. 이 지역 일대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니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는 것을 잊지 마세요.

                                                                                    

· 저지오름
꼭 저지오름이 아니더라도 제주 서쪽에 위치한 오름에 오르면 일몰시간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어요. 다만 일몰 후에는 걷기에 어두워지기 때문에 탐방로가 깔끔하게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을 가야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답니다.
추천하는 오름 : 금오름, 새별오름, 저지오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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