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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Oct 21. 2021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지 마세요

직장에서 마음 근육 키우기 




처음 인턴생활을 했던 20대 초반 시절, 저는 그 당시 상사에게서 갖은 욕을 들어가며 일을 했었습니다. 제가 일을 딱히 못해서라기보다 그냥 그 사람의 언행 습관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동기들이 비슷한 욕을 들어가며 일을 했으니까요. 추임새처럼 욕이 늘 말 끝에 붙는 분이었죠.


요즘 같으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그 때는 자주 일어났습니다. 그 사람의 말에 상처도 받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날들이 이어졌죠.  퇴근 후 동기들과 함께 도대체 그 사람은 뭐가 문제인거야? 하며 푸념하는걸로 그 날의 스트레스를 털어버리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계속되는 가스라이팅에 모두가 지치기 시작했고 실제로 스스로를 의심하는 동기들도 생겨났습니다. 저 또한 일이 많아서 몸이 힘든 것보다 정신적으로 건조해지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주말,  책장에 꽂혀 있던 하루키 책을 꺼내 읽고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습니다.



상처받지 않는 연습을 하자


 하루키는 그의 책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보지 못한 체, 듣지 못한 체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그는 어떤 일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고 있죠. 설사 상처 받는 일이 생기거나 저 배꼽 아래부터 화가 치밀더라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상쾌한 얼굴을 보이려고 애쓴다면 실제로 '대수롭지 않게' 되어 버린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 왜냐하면 우리는 머리가 아닌 마음이 주인인 인간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동시에 또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무던한 연습과 반복을 하다보면 실제로  무뎌지는 순간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꼭 직장이 아니더라도 학교나 집에서도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때떄로 혹은 그보다 자주 상처 받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상대방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죠.  이럴 때마다 우리는 마음이 상하고 의기소침해지고 화를 참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연습을 해나가야 합니다.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하루키의 글을 읽고 난 이후 저는 이 연습을 한 번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그러나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았죠. 하지만 신기하게도 하루 이틀, 그리고 한 달이 되어가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의 말에 제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횟수가 감소했거든요. 어떤 말이나 행동 하나가 낚시바늘처럼 제 머리와 마음 속에 탁- 걸려 온종일 전전긍긍하고 잠 못 이루던 시간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무례한 그 사람에게 정말 말 그대로 '웃으면서 대처할 수 있는' 내공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들이 쌓인 덕분인지, 사회생활을 꽤 오래 한 지금 저는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이야기나 뒷담화, 툭하고 내뱉는 말들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물론, 저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과 비판은 가감없이 받아들입니다. 날카로운 비판은 무례한 언행과 분명 다르니까요.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고 말하죠. 정말 그렇습니다. 너무 많은 근육은 공감 능력을 저하시키긴 하지만 또 너무 근육이 없으면 타인의 공격에 쉽게 무너집니다. 마음의 근육을 잘 키우려면 올바른 나만의 가치관과 중심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쉽게 상처받지 않는 연습을 오늘부터 조금씩 해나가면 어떨까요. 


여러분들을 함부로 대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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