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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Feb 15. 2022

온전한 오프를 위한 준비




 제 경험 상 온전한 ‘직장인의 오프’시간을 가지기 위해선 몇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꼭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제가 살면서 겪었던 시행착오 속에서 얻은 몇 가지 생각과 방법을 공유 드리려고 합니다.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지 못하면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성과를 반드시 내야하는 회사 일이나,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꼭 그렇지가 않죠.

오늘 내가 세운 계획을 모두 완성했다고 해서 그것이 꼭 인생의 성공이라는 보장도 없고 하루 이틀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계획에 집착 하느라 정작 이 계획을 ‘왜' 세웠는지, 본질을 잊어버리곤 하는데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끔은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한 번 생각해 볼까요.

A씨는 언젠간 ‘책 한편’을 내고 싶다는 마음에 매일 글 한편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끝내야 하는 회사 업무가 생겨 야근을 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집에 늦게 돌아와 녹초가 된 상태에서 글 한편을 완성하려면 꽤 힘들겠죠. 이 때 글을 다 쓰지 못했다고 해서 오늘 하루는 ‘실패'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효율이 나지 않는 피곤한 상태에서 내가 세운 ‘계획’을 지키는데 급급한 나머지 스트레스만 더 받을 뿐이죠. 어찌 저찌 글을 다 완성했다 하더라도, 여러분 맘에 그리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살짝 우회해서, 글감을 가볍게 찾거나 좋아하는 문장을 한 두개 읽고 메모하는 것으로 ‘글 한편 쓰기' 계획을 대신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이미 썼던 글들을 한 번 더 읽으며 수정하는 작업도 좋습니다. 이 계획의 궁극적인 목적은 ‘책 한편'을 내기 위해 꾸준하게 글쓰기와 관련된 행위를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니까요.

이 작업을 바탕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에 글을 쓴다면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르게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목적지에 도달하는데에 시간이 조금 걸려도 괜찮다는 거지 아예 도착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다시 유연하게 일어서자는 것이죠. 갈 곳이 있는 사람은 잠시 길을 잃거나 멈추어도 결국은 목적지에 도착하고야 말테니까요. 그러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들에 너무 일희일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들 발견하기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때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합니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응답 가능한 지금 사회에서는 휴대폰 알람에서 벗어나기가 꽤 어렵습니다.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여러분들은 얼마나 갖고 계신가요?


저는 온전한 오프를 위해선 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꼭,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정보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란 정말 너무 크나큰 과제처럼 느껴지죠. 시간이 돈인 이 세상에,  생산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보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는 부지런하게 살아가야 하는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현대인들은 포모증후군(FOMO)을 앓고 있을 정도니까요.


포모 증후군 (FOMO; Fear Of Missing Out) :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는 우리의 관심사를 이 작은 스마트폰 속에서 찾고 자극을 받기보다 실제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 세상, 나를 둘러싼 것들로 잠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SNS나 유투브 영상들을 무의미하게, 알고리즘이 이끄는대로 보다보면 한두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죠. 물론 내가 궁금했던 점이나 꼭 필요한 정보라면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을겁니다.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 혹은 아침에 눈뜨자마자 그리고 잠자기 전, 틈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SNS를 보거나 영상들을 보곤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외부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고 있지만 실제 그것들을 스스로 생각하거나,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할 시간은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약간의 ‘고독한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요.  좋아하는 공간에 앉아서 사색을 하거나, 산책을 하며 좋아하는 꽃과 식물들을 보는 시간들이 이에 해당하겠죠.




 저는 회사 근무시간에는 회사 옥상에 있는 휴식공간의 벤치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1-20분 정도 옥상 벤치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휴대폰 알람은 끄고 말이죠. (갑자기 업무가 급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옥상에 올라가기 전 ‘옥상 벤치에 있습니다'하는 메모를 종종 남겨 놓곤 했습니다) 


 적당하게 부는 바람의 흐름을 손가락으로 느껴보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뭇잎의 모습들을 관찰하기도 했는데요. 길진 않지만 이 시간만큼은 철저하게 ‘제 자신’에게 집중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도구는 온전히 제 ‘생각'과 ‘신체적 활동'뿐인 것이죠.


 주말에는 30분에서 한시간씩 걷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저는 식물과 꽃을 좋아하는데요. 조금씩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지는 것들을 관찰하는 것은 제게 또 다른 '활력'을 주곤 합니다. 이 때도 휴대폰은 잠시 꺼둡니다.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굳이 끄지 않아도 되지만, 이미 기기에 익숙해져버린 우리는 쉽게 유혹에 넘어가곤 하거든요.  이런 시간은 분명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자신을 돌아보거나 생각의 깊이를 길러줄 뿐만 아니라 성장과 경쟁이라는 사회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즉, 타인과 나를 구분하여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포모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온전히 내 자신과 외부의 실제 환경에만 몰입하는 이 시간을 통해 얻은 생각의 합들은 실제로 앞으로 무언가를 하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데요. 저 또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사람들을 관찰하며 보내며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냈습니다. 즉, 우리는 원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들은 이 작은 스마트폰 밖에 더 많이 존재합니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지금 내가 어디쯤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대로 살던 삶을 조금씩 스스로 의식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회복해 나가세요. 투자 대비 더 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이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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