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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Sep 28. 2021

치킨 값을 벌었다면 그것도 성공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수익내기



부캐의 놀이터

사이드 프로젝트는 월급만큼 정기적이진 않지만, 월급 이외의 수익과 자신의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여러분들의 숨은 재능을 찾고 어느 정도 스킬업이 되었다면, 이제 재능으로 '수익'을 만드는 일에 도전할 시기입니다. 다행히도 요즘 시대엔 정형화된 상품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 제가 했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하나씩 소개해볼게요.




새로운 마켓, 상품을 만들어 팔기


먼저 여러분들의 재능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입니다. 저는 캘리그라피를 활용해서 다양한 굿즈를 만들었습니다. 글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책을 파실 수도 있고, 베이킹을 잘하신다면 수제 간식을 만들어 팔 수도 있겠죠. 제 지인은 취미로 시작한 베이킹으로 수제 레터링 케이크 판매까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온라인 플랫폼은 아이디어스, 스마트스토어, 와디즈에서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아이디어스와 스마트스토어는 캘리그라피로 만든 이니셜 키링, 시즌 엽서, 웨딩 엽서, 아이방 학습 벽보 등이 주 상품군이었는데요. 특히 이니셜 키링은 조카 선물로 처음 만들었던 건데, 주위 반응이 좋아서 판매를 시작한 케이스였습니다. 대량 생산처럼 많이 팔리진 않지만 아직까지 간간히 사람들이 찾아주는 아이템입니다.



오프라인 플랫폼은 세종 예술 시장 소소마켓과 자선바자회에서 머그잔과 맥주잔을 만들어 판매를 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제 상품을 구매해가는 사람들을 바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와디즈는 펀딩 플랫폼으로 후원을 받아 제작을 시작하기 때문에 자본이 처음엔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후원에 실패할 경우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못하고 끝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죠. 저 또한 첫 펀딩 프로젝트는 실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땐 너무 하고 싶은게 많았던지라, 제 입장에서만 상품을 만들었던거죠. 사람들에게 이것도 보여주고 싶고 저것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에 '브랜딩 일관성' 또한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를 바탕으로 두 번째 프로젝트를 다시 도전 했고, 그 프로젝트는 성공했습니다. 


 펀딩에 도전하는 일은 꽤 험난합니다. 준비해야할 서류도 생각보다 많고, 매력있는 포인트를 짚어내어 컨텐츠를 작성하는 것도 힘들거든요. 하지만 그 인고의 과정을 겪고 나면 정말 뿌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도전했다는 것 그 자체로 여러분들은 분명 무언가를 얻게 될 것이니까요. 이 경험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위한 또 다른 스킬업이라고 생각하시고 아이디어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후,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이런 것도 팔린단 말이야? 재능 서비스 마켓


저는 이사 준비를 할 때 처음 숨고 어플을 설치했습니다. 고작 원룸이사인데, 이사 업체에서 부르는 비용이 학생 지갑으론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거든요. 그 때 지인이 소개해 준 어플이 바로 숨고입니다. 그 이후에도 저는 종종 필요한 서비스가 있을 때 숨고를 이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가진 스킬도 이 마켓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과 차이가 있다면, 숨고나 크몽, 프립 등 프리랜서 마켓은 '의뢰인'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작업만 하면 되는 것이죠.


 나는 전문가도 아닌데,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지금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 속에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재능 고수를 원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가령, 당장 엑셀 작업을 해야 하는데 도대체 vlookup이니 엑셀 함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작업을 바로 해 줄 수 있는 고수에게 기꺼이 몇 만원을 지불할 것입니다. 저 또한 회사에서 피피티를 밥먹듯이 만들다 보니 피피티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인데요. 숨고에서는 캘리그라피와 피피티디자인 스킬을 내세워 의뢰인들에게 작업을 받았습니다.


 하루는 제가 피피티 작업을 하고 있는 걸 본 친구가 '이런 걸 사람들이 돈을 주고 한다고?' 하며 놀라워하더군요. 그도 그럴듯이 우리같은 사람에겐 이게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능력이니까요.


 하지만 처음 의뢰를 받기까진 저도 시일이 다소 걸렸습니다. 첫 의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리뷰가 하나 둘씩 쌓여가면서 저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죠. 저는 숨고 일을 하면서 '작업비 정산' 규칙을 스스로 세웠습니다. 내 재능을 찾아줬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 나머지 정산에 대한 규칙을 세우지 못해 작업을 해놓고 돈을 못 받는 일들이 종종 있었거든요. 숨고에도 이야기를 했었지만 의뢰인 계정을 정지하는 것 이외에는 플랫폼에서 해줄 수 있는건 없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실 때 꼭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노하우와 경험 팔기, 온라인클래스


 온라인 클래스는 제가 가장 최근에 도전한 사이드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온라인 클래스를 언젠간 하고 싶다는 계획은 늘 있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까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일단 온라인 클래스를 할 만한 저만의 노하우와 경험이 쌓여야 했기 때문인데요. 더 늦어져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어느 날 주말 오후에 마음 먹고 커리큘럼과 강의 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은 클래스유, 클래스101, 하비풀 등 국내에도 이미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 클래스유와 클래스101에서 강의를 현재 준비 중입니다. 온라인 클래스를 오픈하는 것은 진입장벽이 꽤 높습니다. 심사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커리큘럼을 모두 혼자 촬영, 편집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강의를 사람들이 정말 많이 들어줄까? 하는 그런 두려움도 있죠.


 요즘 저는 주중에 퇴근하면 밤에는 클래스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주말은 온전히 촬영과 편집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험난한 과정입니다. 전문 촬영장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편집 기술이라 해봐야 디졸브, 페이드인 페이드아웃 정도만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과정이 모두 저는 정말 즐겁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요.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인다면 온라인 클래스 프로젝트에도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가능성이 많은 곳에 투자하기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회사와 달리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분명 사이드 프로젝트도 여러분들의 시간과 자원을 들이는 일이기 때문에 100을 투자했는데 결과가 30이라면 그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 되겠죠. 물론, 나는 결과는 상관없이 진행 과정에서 만족도를 느낀다는 분이라면 크게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이드 프로젝트의 최종 목적은 어느 정도의 '수익'과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만 하죠.  저 또한 처음엔 진입이 쉽다는 점에서 플랫폼을 여러 개를 이용했습니다. 아이디어스, 스마트스토어, 숨고, 블로그, 인스타그램, 그라폴리오, 엣시 등등. 보이는 플랫폼들은 일단 모두 등록하고 운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침부터 퇴근하는 밤까진 회사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많은 플랫폼들을 운영하고 관리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 저는 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효율이 높은 플랫폼만 주력으로 운영하고 그 외엔 현상 유지 정도만 하는것으로 말이죠.'


그래서 현재 저는 엣시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블로그를 주력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엣시는 작년부터 시작한 해외 플랫폼입니다. 해외는 우리나라와 달리 집집마다 프린터기를 많이 구비하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디지털 파일을 직접 구매하고 프린트해서 액자로 걸어놓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하고 나니 샵을 운영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특히 엣시에서는 디지털 파일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 등록하고 나면 고객 응대 이외엔 할 일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게 팔릴까? 반신반의 했지만 생각보다 또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있게 제 샵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스타셀러 정도의 수익은 아니지만 꾸준히 상품을 올리며 관리 중입니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는 작업 포트폴리오 관리로 사용 중입니다. 조금씩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인스타그램 DM으로 외주 작업 의뢰가 들어오고 있는데요.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를 활용하면 들이는 시간에 비해 많은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열정이 마구 마구 샘솟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 때야 말로 과유불급을 유념해야 할 시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문구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주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하게 해주시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 성 프란치스코 


 열정이란 이름 아래 감당하지 못할 플랫폼들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싶은 욕구가 찾아오면, 저는 늘 이 문구를 떠올립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빠르게 구분하고, 본인의 여력에 따라 잘 되는 것에 집중하는 지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무게 중심입니다.





마인드셋 바꿔 잡기

 제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크게 깨달은 점은 바로 '이런게 된단 말이야?'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숨고를 접했을 때도, 크몽이나 PDF전자책을 접했을 때도 저는 '아니 이게 어떻게 수익이 되는거지?' 하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저는 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도 하지 않을거야, 하는 마인드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말이죠.


 저는 마인드셋을 다시 하면서 더 많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크게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커다란 변화보다는 약간의 변주를 여러분들의 라이프에 더해보는 것이죠. 남들이 만들어 준 플레이리스트 대신 여러분들이 직접 선곡을 해보기도 하고, 자주 가던 곳 말고 새롭고 낯선 동네를 한 번씩 방문하거나, 늘 읽던 기사 대신에 새로운 분야의 기사를 검색해서 스크랩 하는 정도의 작은 일 말입니다.


 요즘은 초개인화 시대이다 보니, 플랫폼을 구성하는 컨텐츠들이 모두 제가 주로 보고 듣는 것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저는 의식적으로 조금씩 다른 것들을 선택해서 제 데이터 베이스를 더 풍부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좋아하는 것들에만 갇혀 있다보면, 바깥의 더 넓은 곳들의 즐거움과 가능성을 놓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거든요.


익숙한 것이 아닌 조금 낯선 것들을 주기적으로 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씩 더 넓혀보는건 어떨까요. 조금만 위치를 달리해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대상을 두고도 다양한 각도에서 다르게 바라보고,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태도. 직장생활 그리고 인생에 필요한 지혜임과 동시에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꼭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치킨 값을 벌었다면 그것도 성공입니다


'돈'에 연연하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즐겁게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때 수익은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이렇게 조금씩 해 나가다 보면 어느 새 큰 산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저 꾸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사업이나 창업이 아닙니다. 때문에 꼭 많은 돈을 벌어야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기분 좋게 치킨 한마리 시켜 먹을 돈만 벌었더라도, 그것은 성공입니다. 나의 재능과 스킬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을 했고 회사 일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뿌듯함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재산입니다. 물론 많은 수익이 뒤따르는 일은 누구나 꿈꾸는 즐거운 일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수익을 얼마이상 낼꺼야! 하는 조바심은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 긴 인생은 아니지만, 제 경험 상 꾸준함은 절대 배신하지 않더군요. 무언가를 꼭 선물처럼 가져다 주곤 합니다.


많은 수익보다 여러분들이 스스로 몰입해서 할 수 있는 일,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 바로 그것이 사이드 프로젝트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치킨 한마리를 시켜 먹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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