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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글로 Jul 10. 2022

1-2 자기공감_외전

첫번째 부모교양 :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은 자신을 위하는 첫번째 공감



자기공감 활동이란,
육체적 심리적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활동을 함으로써 삶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람에 부합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공감 활동은 정서적 과정뿐만 아니라 그러한 활동적 개념을 포함한 것을 의미한다

[김종훈, 2019]



자기공감이란?


[시각화 자료를 활용한 유초등 부모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김종훈, 2019)] 해당 박사 논문에서는 '자기공감'을 정서적으로 수용하는 영역으로만 제한하지 않고 전인적 행동으로 규정합니다. '자기'라는 존재가 심리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를 지닌 존재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죠. 그렇기에 자기공감은 심리적, 신체적 에너지를 채우는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개념을 바탕으로 자기공감 활동을 다음과 같이 분류했습니다. 


자기공감 활동은 크게 내려놓기와 에너지 채우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김종훈, 2019).


내려놓기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내려놓기'는 자주 사용하는 비슷한 용어로 비우기나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간단히 하면 '뭔가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내려놓기'는 에너지 채우기의 마이너스 기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덜어내는 것이죠. 자신을 소진하는 것들을 덜어내는 것.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내려놓기'입니다. 꽉 쥐고 있는 그것을 멈추고,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활 속 내려놓기를 하는 기준은 자신을 소진시키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하지 않고 멈추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어떤 것들이 나를 소진시키는지 곰곰이 생각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멈춥니다. 


이를 테면 '미디어 사용을 멈추기'는 가장 흔히 해보려고 시도하는 대표적 '내려놓기'의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가 오히려 채워지는 것입니다. 부정적 감정과 자신의 육체를 소진시키는 요소를 줄이는 것이 먼저입니다. 무엇을 해서 에너지를 채우기보다 무엇을 하지 않아서 비운 상태, 자신의 삶에 시간적 공간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입니다. 이것이 '내려놓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과 육아 분야에서 유용한 실천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을 먼저 위하는 마음과 행동이 결국 가족을 계속 위할 수 없는 자신으로 만들고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소진되고 고갈되면 가족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아래의 사례는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머님이 실천한구체적 내려놓기의 한 방법입니다. 


내려놓기를 2가지 맥락에서 실천해보도록 코칭하여 아래와 같이 실천하였습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소진시키는 활동을 생각해보고 내려놓기'와 함께

 '아이의 양육과 교육에서 비효과적인 행위를 내려놓기'라는 관점에서 

6세 남자아이를 둔 어머님과 코치인 제가 협의하여 실천과제를 제시하고 실천한 결과입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내려놓기

1. 인스타 끊기
아이를 재울 때 옆에 누워서 인스타에 올려져 있는 새 글들을 꼭 다 확인하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생겼는데 언젠가부터 시간도 아깝고 눈도 피곤하기도 해서 끊어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쉽게 정리하지 못했어요. 이번 기회로 인스타를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만남의 시간 줄이기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자주 만나서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하는 시간이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더라고요
저녁 준비를 미리 하지 못할 땐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는 것 같아 
제 나름대로의 스케줄을 정하고 그 계획에 맞추어 볼일도 보고 저녁식사를 미리 해놓으니 하원 후 아이를 맞이하는 시간이 여유롭고 편안했습니다          

자녀와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한 행동과 말 중 효과가 없었던 것, 관계를 상하게 하는 어떤 것 내려놓기     
1. 설거지 하는 동안 티비 볼 수 있도록 허용하기
저녁식사 후 설거지 하는 동안(대략 30분 정도 됩니다) 아이는 자동차 놀이 색칠놀이 책 보기 등.. 아이는 그날그날 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때론 티비를 보고 싶어 할 때가 있습니다.
아이가 티비를 보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여 티비를 보고 싶다 할 때면 티브이가 고장 났다 거짓말할 때도 있고 다른 것을 하라고 말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티브이를 유독 보고 싶어 하는 날이 있습니다 
갈등은 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든 일과를 보내고 온 아이에게 짧은 시간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설거지 하는 시간 동안 볼 수 있도록 하고 그 후 스스로 티브이를 끌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식기세척기를 들일까 고민이기도 합니다^^)     

2. 바로 하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말하거나 화내지 않기
"벗은 옷 세탁기 앞에 가져다 놓아라"라고 말한 후 하지 않아서 반복적으로 계속 "갖다 놔라" "왜 안 하니!" "얼른! 가져다 놔라"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서헌이가 뭐 갖다 놓을래? 엄마가 양말 갖다 놓을까?"이러니
"아니~엄마가 티셔츠랑 바지 갖다 놓으면 내가 양말 가져다 놓을게"
상황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평소 같으면 "왜 말을 안 듣니"로 시작해서 울면서 억지로 세탁기 앞으로 갔을 것 같아요.    

3."빨리"하라고 재촉하지 않기
어디 한번 나가려면 "빨리해라 빨리빨리"
아이를 재촉할 때가 많아요
아이는 "나 빨리하는 것 싫어" 말하면서 청개구리처럼 반대로 느릿느릿할 때가 많았어요
이번 주는 좀 여유롭게 준비하려고 노력했고 아이가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기다려 줬더니 짜증 없이 외출할 수 있었어요.             


에너지는 어떻게 채우면 될까?


에너지 채우기는 말 그대로 에너지는 채우는 활동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먹기, 자기, 쉬기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활동하기. 이 경우는 신체활동으로 인해 몸은 좀 피곤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심리적 충족을 가져오는 활동을 말합니다. 에너지 채우기는 '내려놓기'와는 반대방향으로 플러스 활동입니다. 


 돼지국밥을 좋아하신다면 아이들은 밥 챙겨 주고 혼자 나가 남이 해주는 돼지국밥 한 그릇 맛있게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채우는 경험을 만들어 할 수도 있고, 자신을 소진시키는 일상의 일들을 전환할 수도 있습니다. 설거지를 식기세척기를 사서 한다든지... 매일 빨래하던 것을 3일에 한번 한다든지 하여 생긴 시간의 공간을 자신에게 에너지를 채우는 활동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자는 것, 수면을 취하는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면은 대표적인 에너지 채우기 활동이죠. '쉬기'라는 행위에도 다양한 구체적 양식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쉬는 방법이 다르죠. 자신에게 적절한 '구체적인 쉬기'도 스스로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절대 미디어기기 사용하는 것(스마트폰, TV 시청 포함)은 '쉬기'에 포함할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이렇게 에너지 관리가 잘 되면 아이들의 도발(?!!!)에 의연해질 수 있습니다. 실상의 많은 상황들은 아이들의 행동이 그렇게 분노를 일으킨다기보다 소진으로 인해 분노 직전에 있는 나를 아이들이 건드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간해서 분노하지 않는 상황을 자신이 미리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먼저입니다.


 에너지 채우기는 자기 공감의 핵심적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바람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깊은 공감과 연결됩니다. 감정의 원천이 되는 자기의 바람을 이해해야 온전히 자기공감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채우기의 실제 사례를 볼까요?


1. 캘리그래피 배우기
그동안 나 자신을 위해 뭔가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무엇을 배울까" "배우는 것이 나에게 무엇이 유익될까"에 대한 고민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인분이 캘리그래피로 좋은 글귀를 쓴 엽서를 보고 "앗! 저거다"싶어 지난주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3시간 정도 배우는데 그 시간만큼은 너무도 행복합니다     

2. 산책하기 및 걷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녀 봤어요
차로 이동할 때보다 신경 쓸 것이 없고 많은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너무 홀가분했습니다
며칠 동안 미세먼지도 없는 좋음이어서 참 상쾌하기도 했고요
햇빛이 따갑긴 했지만 이곳저곳 다니며 구경도 하고 팔다리를 자유롭게 흔들며 씩씩하게 걸어 다니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실천과제를 받고 내가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생각하면서 제 생활을 한번 뒤돌아보게 되었어요~ 이것저것 써보면서 불필요하다 생각되는 것들을 정리하고 
잘하고 있다 생각하는 것들은 그대로 해나 가볼 생각입니다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인데 저도 미니멀 라이프를 따라 하고 싶어서~^^
한동안 집안 살림을 한가득 버리고 정리했어요.. 그래서 집이 좀 휑~하기도 하지만 청소가 쉬워서 할 일이 별로 없고 복잡하지 않은 장점이 있더라고요     

살림살이뿐 아니라 제 삶에 대해서도 "심플 라이프"해지기를 바라며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싶고 소모되었던 에너지를 많이 많이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제 자신을 돌아보며 오로지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건강식품을 먹고 더 건강해지려는 시도를 훨씬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가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먹지 않고, 운동하기 이전에 몸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더더욱 중요한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몸에 좋은 음식과 몸에 나쁜 음식을 같이 섭취하면 몸에 좋은 음식의 영향이 없거나 반감되거나 오히려 먹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흡연과 운동을 같이하는 것보다 금연을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건강에 좋습니다. 오히려 운동은 하지 않아도 밤늦게 자는 수면 습관을 변경하여 적절한 수면을 취하면 운동보다 더 몸에 좋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수면도 적절하게 취하고 운동도 적합하게 하면 더욱 좋지요. 



이와 같이 자기공감에서도 나를 위해 뭔가를 하려는 것 이전에 나를 위해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가 먼저입니다. '내려놓기'가 우선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을 위해 에너지를 채우는 활동을 시도해보면 좋습니다.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것도 무방합니다. 


자기공감은 자녀에 대한 깊은 공감을 하기 위한 선제적인 포석입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힘을 비축하는 하나의 전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가득 찬 컵은 한 방울의 물만 더해도 넘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의 내면의 심리적 컵을 비워두어야 아이들의 부정적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안내하는 것은 에너지가 상당히 드는 일이기에 

그에 대비해 충분한 에너지를 유지하는 것이 자기공감의 핵심입니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를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대부분은 공감할 능력이 부족하기 것보다 

공감할 수 있는 상태에 잘 머물러있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를 공감하고 수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물론 공감하는 방식에 대한 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자주 있기도 합니다. 

그건 배우면 됩니다. 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상태 유지가 훨씬 어렵습니다. 


그 상태 유지를 위해 자기공감에 익숙해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공감은 이기적으로 자신만을 위하라는 메시지는 아닙니다. 

삶을 의미 있고 좀 더 효율적으로 살고 가꾸기 위한 기본적 삶의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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