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결과가 그 원인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그리스 속담]
두 번째 부모교양은 '감정사고를 치지 않는 것'입니다.
한 인간으로서도 행복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소양이기도 합니다.
감정조절?! 감정사고?!
인생에서 '감정'을 다루는 일은 매우, 엄청나게, 굉장히,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늠할 수 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감정을 다루는 일, 즉 '감정조절'은 성인이 된 우리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님을 매일, 매 순간마다 경험합니다.
성인이 되었으면서도 감정을 다루는데 늘 미숙함을 느끼는 자신 때문에, 반복적으로 어긋나는 인간관계 등으로 깨어진 감정의 조각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것이 우리들의 일반적 모습입니다.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해서 생기는 비극은 한 개인에게만 멈추지 않습니다.
때로 가정을 무너뜨리고,
심지어는 한 집단을 무너뜨리며,
국가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은 역사적인 기록들도 여럿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감정조절'의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지 않고
감정과 관련한 단 한 가지 메시지만 다루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감정조절을 실패했을 때 나타나는 끝판왕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사고를 치지 말라!"
이 메시지는 개인의 안녕과 행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와 같습니다.
어쩌면 개인을 넘어, 가족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관계의 양상을 상당히 극단적 방법으로 풀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그런 극단적 방법의 결과로 인생의 쓴 맛을 지속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예상보다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견뎌야 할 시기에 견디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극단적 말과 행동을 뱉어내면서도 나름의 이유와 근거를 타인에게 비난의 어조로 찾습니다. 자신의 그런 극단적 행동은 상대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을 더더욱 악화시키는 극단적 말과 행동을 간단히 저는 '감정사고'라 부르고자 합니다.
아이들이 인간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가족이라는 인생 처음 집단은 다른 유형의 인간관계와는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일단 가족의 정서 상태가 부정적 감정 상태로 들어서면
같은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부정적 감정이 가족 구성원 상호 간에 노출되기가 쉽습니다.
직장 관계는 적어도 퇴근이라는 시간과 함께 공간을 그 사람과 분리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그 관계를 청산할 수 있는 퇴사 및 이직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친구관계도 안 만나면 감정의 기복은 좀 있을지언정 딱 거기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은 그러한 부정성이 가득 찬 관계를 과감히 청산하더라도
그 후유증이 한 사람의 전체 인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입니다.
관계 청산이 정말 어렵다는 강력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가족입니다.
또한 삶의 초기 경험의 장이라는 더 의미 있고 커다란 특성이 가정에게 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 만난 사람들이 관계하는 방식(부모의 방식)을 모델링을 통해 자연스럽게 모방합니다.
이는 비고츠키의 발달론에 입각하여 생각해도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학교에서의 수업하듯이 '너희들은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대해라.'라고 직접적으로 가르칠 수도 있지만
(이런 경험이 가족 문화로 자리 잡으면 더욱 좋습니다)
대부분은 부부가 관계하는 방식, 서로에 대한 태도와 말과 행동을 보면서 아이들은 쉽게 모델링하는 경향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아이인 자신을 부모가 대하는 태도와 방식은 영향력이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절대적입니다.
유아 및 초등 학령기는 초기 사회화 과정이면서 문화적 영향을 지대하게 받고 있는 과정입니다.
음식 문화, 의복 문화, 주거 문화뿐 아니라 언어문화와 행동의 형식과 표현을
구체적인 시범을 통해 아이는 부모로부터 매일매일 스스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어른인 부모가 인지하지 못할 뿐이죠.
그래서 부모의 완벽하지 않음은 때로 아이에게 문제가 됩니다.
현실적으로 인간인 부모가 완벽할 수도 없습니다.
부모인 우리가 완벽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아이가 아주 어릴 적엔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육체적 피곤함에 쩔어 스트레스는 올라갑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다양한 반항의 양식을 익히면서 자기표현을 시작합니다.
이런 것들이 아이들이 부모로부터의 독립 징후이기도 하지만
부모의 기준에 맞지 않는 언행들은 자주 부모의 심기를 건드리고
그 결과 부모들의 감정과 부모-자녀의 관계는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같은 가족의 범주에 있는 부부간의 갈등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입니다.
남편의 기준에 맞지 않는 아내의 모습,
아내의 기준에 맞지 않는 남편의 모습은 살아가면서 가끔씩만이 드러나면 좋으련만
결혼 전 예상한 것보다 자주 드러납니다.
또한 결혼 전 사랑했을 때는 그것을 충분히 내가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었죠.
그럴 때마다 감정이 흔들리고 심한 경우엔 격해서 조절이 불가한 느낌이 들 때마저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가족관계에서 예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나의 기준에 벗어난 상대의 말과 행동은 나의 감정선을 건드리고 흔들어댑니다.
이때 실제로는 '나의 기준'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상대의 언행'이 잘못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에 대한 '옳고 그름'의 문제를 다루려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기준'이 문제인지, '상대의 언행'이 문제인지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 빠지면 누구나 '나의 기준'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상대의 언행'이 문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가족인 상대는 (그 상대가 남편이든, 아내든, 아이든, 혹은 나의 부모님이든)
그것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면 열받는 수준을 넘어 화나기 시작합니다.
분노의 상태에 접어듭니다.
바로 이때! 이 순간이 나와 당신의 인생에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감정사고가 일어나느냐 마느냐 절체절명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감정사고 그래프 우선 그래프를 살펴봅시다.
우리는 그래프 중간의 수평선처럼 일상적인 감정선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일상적 감정선은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만일 0점에서 10점의 점수 구간이 우리들의 일상적 감정선이라 가정한다면
대체로 5점을 유지하는 것이 so-so 한 상태가 될 것입니다.
10점을 만점 기준으로 어떤 사람은 그 일상적 감정선이 3점인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7점인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 일상적 감정선이 9점 이상이라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조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일상적 감정선이 3점 아래에 오래 머문다면 그 사람은 '우울증'입니다.
이 사람도 불행하다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보통 사람을 5점의 일상적 감정선을 지닌다고 가정할 때,
그 선을 기준으로 우리들의 감정은 즐거운 일을 만나면 올라가고,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을 만나면 감정선 아래로 감정 점수가 내려가기도 할 것입니다.
감정사고 그래프에서 A지점을 봅시다.
이 A지점은 상대와의 관계에서 무척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나의 기준'에 '상대의 언행'이 맞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 상당히 화가 난 상태입니다.
어떠한 인간관계라도,
특히 가족관계에서는
이 순간, 바로 그 상황에 놓인 나 자신은 '감정사고'를 가급적,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저지르지 않아야 합니다.
감정사고란,
부정적 감정에 빠진 상태에서
상대와의 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여러가지 언행을 실행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10대 아들이 격한 상태에서 부모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대든다고 해봅시다.
이럴 경우 부모들은 보통의 부모가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쓰나미를 겪습니다.
부모의 기준에 당연히 어긋나는 '아들의 언행'입니다.
이때 아버지가 아들에게 분노 속에서 정당한 훈육의 방법이 아닌 폭력을 가했다면
이것은 '감정 사고'입니다.
'감정사고'는 부부관계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아내가 여러 이유로 남편에 대해 정서적으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엄청 챙기는데 남편에 대해 시큰둥합니다.
그런 상황이 오래되면 남편은 정서적 허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남편의 정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내에 대한 서운함이 충분히 커질 수가 있죠.
이 상황이 반복되면서 부정적 감정의 상황, 즉 감정선이 일상적 감정선 아래로 곤두박질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때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면 이것은 감정사고입니다.
엄마가 초등학생 아들과 딸, 둘이 싸운 것을 두고
큰 아이인 누나에게 동생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싸운다면서
누나를 사정을 듣지도 않고 비난하고 나무랐다면,
딸은 엄마로부터 감정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엄마는 감정사고를 낸 것이고요.
이처럼 감정사고는 개인마다 그 사건의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감정사고'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개별적이며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가벼운 일이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감정사고'가 될 수도 있는 것이죠.
'감정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그래프에서 보듯이
'감정사고'가 없었으면 1번이나 2번 방향으로 회복될 문제를
상황에 따라 3번이나 4번 방향으로 문제를 유지시키거나 최악으로 치닫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사고'가 발생한 이전 상황으로 회복을 상당히 힘들게 하거나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합니다.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아내는 추후 그 이전의 관계로 회복하기가 어렵습니다.
감정사고로 인해 관계의 질이 바뀌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강압적 폭력을 행사한 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그로 인해 아들이 생각하는 아버지 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동생 편만 드는 엄마를 반복적으로 겪는 누나는 그 상처를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마에 대한 이미지가 망가지기 시작하여 그를 시작으로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감정사고'는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수 있는 문제를 악화시키고
심지어는 평생 잊지 못한 부정적 경험으로 상대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현상입니다.
또한 '감정사고'를 일으킨 상대에 대한 거부는 추후 그 사람과의 관계에 선명하고 거친 경계를 만들어 버립니다. 남북 관계의 휴전선과 같이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 감정이 격해지더라도 결코 '감정사고'는 결코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힘들면 차리리 물러서십시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상대를 대하십시오.
그러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도 회복하고 상대도 서서히 상대의 일상적 감정선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일상적 감정선에 복귀하면
그때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 이성적이면서 합리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내기가 쉽습니다.
내가 부정적 감정에 빠졌을 때
저지른 '감정사고'는 때로는 평생 회복이 불가한 일을 자초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관계의 전제로 결코
이 '감정사고'를 저지르지 않도록 원칙을 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야 그 이후 언제든 기회가 생깁니다. 회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심각하게 상처를 받으면
그 이후는 교육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가소성이 큰 시기라 할지라도
그렇게 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과의 관계는 경직되어 가소성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하고자 한다면
힘들지만 가능한 '감정사고'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혹여 가벼운 '감정사고'는 빠르게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회복할 수 있으나
때로는 어떤 '감정사고'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적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격한 감정에 빠진다면 차리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정신 차려 일상의 감정선으로 도달할 때까지.
안타깝게도 부모가 이렇게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이처럼 '감정사고'를 일으킬 만한 상태로 종종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상적 감정을 유지할 때 '감정사고를 절대 일으키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스스로 내적 각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부모교양의 관점과 비교하여도 이 부모 교양은 정말 강제로라도 여러분의 뇌에 각인해버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순간 여러분 스스로 마음의 비석에 새겨넣기를 기대합니다.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먼저 좋지 않은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음식의 효과는 반감됩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 것은 좋지만
폭음이나 흡연 등의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거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관계에 좋은 행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관계를 망치는 행위를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가족관계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바로 가족인 상대가 당신에게 하는 모든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당연한 행위에는 가족인 누군가의 사랑과 노동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잊으면 '감정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현저히 높아집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관계에도 두루 적용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