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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 Shin Jun 24. 2019

주 7일 근무 일주일차

장점이 있을까?



주 7일 근무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살맛나는 요즘이다.




본격적인 주 7일 근무를 앞두고, 쉬는 날 없이 일한다는 것에 대한 이런 저런 걱정에 을 썼었고, 1주일과 한 달차가 되면 후기를 남겨보고 싶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죽을 만큼 힘든 일도 아니고 사람이 못할 짓도 아니었다.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가장 살맛나는 요즘이다. 나는 역시나 일을 하면서 스스로가 쓸모있다 느끼면서 다양한 것에 자극을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인가보다. 그동안 백수라는 타이틀로 시간도 많고 잠도 실컷 잤을 때 몸은 편하긴 했지만, 쉬는 날 없는 지금이 더 재미있다. 어떤 것이 좋은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한번 정리해 보아야겠다.


주 7일 일하면 뭐가 좋을까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을 매우 구체적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서 나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를 때는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두루뭉술하게, 한 단어로 표현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나는 디자인하는 것이 좋아요, 마케팅하는 것이 좋아요와 같이.


좀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되면 구체적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나는 특정 정보들을 정리하고 규격화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하는 것을 좋아한다던지, 온라인 상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양산되는 것과 그에 대한 즉각적 반응을 보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던지,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에 재능이 있다던지. 다양한 일들을 한번에 겪다보면 나의 성향과 적성을 구체적인 문장들로 나열할 수 있을 만한 증거들이 많이 생긴다. 그런 증거들을 모아 앞으로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잡아갈 수 있는 것이, 멈추지 않고 일을 함으로써 얻는 장점이다.



주 5일 근무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사람이 꼭 일주일에 5일 일하는 것이 규칙이고 이틀은 쉬어줘야되는가 싶은 이상한 생각도 든다. 일하는게 더 재밌을 수도 있다면 굳이 휴일을 꼭 정해서 살아야 될까. 그냥 내가 쉴 때 쉬고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싶은걸 보면 전형적인 직업의 틀보다 프리랜서가 내게 맞는거란 생각이 든다. 이건 물론 지금 잠시 드는 생각이겠지, 프리랜서가 결코 마음대로 쉴 수 있는 직업이란 환상은 없다.


사실 주 7일이라는 것은 쉬는 날이 없는 것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는 다면 잠깐의 여행이나 하루 어디 놀러가는 것은 내 선택지에 없다. 나는 9월 출국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달릴 수 있는 것 같다. 휴식을 원하는 상태보다는 목표를 잡고 경험을 쌓아가는 시기기 때문에 쉬는 날이 그닥 중요한 요소가 아닌 것이다. 만약 평생 주 7일 일하라하면, 그건 끔찍하지. 또 하나, 현재는 한국에서의 어딘가를 가 보고 싶은 욕구가 없다. 어디 가서 시간을 보내느니 그 시간에 내 상품 하나 더 디자인하고 웹사이트 수정하고 포트폴리오 정비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 7일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주말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러니 평일을 '견딜' 필요가 없다. 전에 사원이었을 때는 금요일이 그나마 행복하고 토요일이되면 슬슬 긴장되고 일요일이 되면 불안했다. 그리고 월요일은 최악이다. 화요일, 수요일까지도 힘들다. 그리고 목요일은 그저 금요일을 기다릴 뿐이다. 주 5일 풀타임 (or오버타임) 직장인의 삶은 그랬다. 하지만 주 7일 일하는 지금은 그날이 그날이다. 내가 일어나야되는 시간이 좀 다르고 해야하는 일이 다를 뿐이다. 그렇기에 평일이라 해서 매일 눈뜨는 것이 괴롭지 않다. 매일이 설레는, 그런 감정을 요즘 느끼고 있다.


물론 이것은 내가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해서일 것이며 얽매일 직원이 아니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인 것이다. 책임지고 부담해야할 범위가 넓어진다면 그만큼 또 스트레스가 쌓일 것이다. 현재 일주일 차이기 때문에 이런 신선한 감정을 느끼는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오직 내 힘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직장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의존하고 싶지도 않다. 어딘가에 얽매인다는 감정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어디에 의지하지 말자는 가치관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한번 정규직을 겪고나니 이것이 참 나와 잘 안맞는 옷이라는 걸 느꼈다. 정규직이라는 것이 주는 안정성이 있는 만큼 그 곳에서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정의하는 '안정성'과는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싶은 나한테는 이제는 그다지 정규직이 매력적이지 않다. 항상 다양한 일을 하고 다른 나라로 가고 싶을 내게는 끔찍한 조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앞으로 책임지지 않을 일만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다. 한 회사가 나에게 주는 타이틀을 빼고도 내 스스로의 가치를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내가 겪은 경험들이 정보화되고 그것들이 공유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서 스스로가 브랜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앞으로도 어느 회사에서 내에서 일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것 뿐 아니라 그 외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준히 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 나는 돈을 벌 수 있는 여러 채널들을 계속 실험하고 빌딩하고 있고 그 가능성들을 보고 있는 시점이다. 아주 미미하지만 조금씩 일거리와 기회가 생기고 있기에 이것이 장래에는 큰 가치가 될 것임을, 내가 스스로 조정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계획을 분 단위로 세우며 시간활용력이 높아진다.


시간이 많았을 때도 나름 나만의 계획을 세우면서 작업을 했지만 효율이 매우 떨어졌다. 일단 어디에 몇시까지 가야되는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잠을 한시간을 더 자든 두 시간을 더 자든 상관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낭비되는 시간이 많았고 그냥 마냥 흘려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계획을 분 단위로 세우게 된다. 그리고 카페 일을 빼면 대부분 온라인 업무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하면서 틈날 때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포스팅을 하거나 서비스 기획을 구상하고, 상품을 관리하거나. 그것이 내가 오프라인 직업에서 온라인 직무로 옮긴 가장 큰 이유다. 한번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것. 나는 멀티태스킹이 좋고 편하다.



쉴 때보다 체력이 좋다.


오히려 잠을 쳐 잘 때가 더 피곤했던 것 같다. 휴식은 좋지만 휴가가 길면 길어질 수록 더 늘어지기 마련인 것처럼. 요즘은 일어나는 게 힘들지 않고 하고 싶은 것, 할 것들이 많다보니 회사에서 졸지 않는다. 그리고 생활이 규칙적이다보니 건강에도 좋다. 스스로의 균형을 위해 매일 요가를 하면서 오로지 내 자세에 집중하고, 어제보다 오늘 더 내가 유연해진 변화를 느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솔직히 주 7일 일하는 것에 어느 정도 장점을 느끼다보니 이런 업무 방식이 이번 시기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주 7일은 앞으로의 나의 미래의 업무 형태를 상징하고 표현하는 단어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매일 쉴새 없이 고민하고 글을 쓰고, 내 콘텐츠를 만들 그런 삶을 압축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아직은 일주일 이니까.

일단 속단하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보자.




이 글은 2019년 5월 16일 작성되었습니다. 더 업데이트된 소식으로 한 달차 후기가 브런치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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