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바느질로 만든 물건
왜 아줌마들은 후줄근한 천 가방을 저리 들고 다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지금보다 많이 어릴 때....
그땐,
왜 멋진 가죽 가방을 두고 그런 걸 들고 다닐까,
당최 이해가 안 되었었는데
이제 내가 나이를 먹고 보니,
가죽 가방,
특히 번쩍이는 금속 장식이 달린
멋진 가방일수록
어찌나 무거운지......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가서
가벼운 가방을 절로 찾게 되었다.
하이힐만 신다가
납작한 구두를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스타일보다는 편안함을 중요시하게 된
지금,
그렇다고 후줄근한 천 가방을
들고 다닐 수는 없는 일이라서,
그래서
하나씩 만들게 된 손바느질 가방들.
일단 가벼워서 좋다
그리고,
직접 만든 것이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그 점도,
좋다.
친구들과 창고형 원단 가게에 갔다가
눈에 뜨인 오래된 하늘색 원단.
너무 오래된 데다가 보관 상태도 좋지 않아
뒷면에 여기저기 얼룩도 져 있었지만,
나 어릴 적 그 시대 벽지 같기도 하고
할머니 집 다락에 있던
오래된 쟈가드 책상보 같기도 한
그 느낌에 반해서
집으로 데려와 여름에 들고 다닐
가방을 만들었다.
얼룩을 피해 조심조심 재단을 하고
체크무늬 원단으로 안감을 하고
가느다란 손잡이를 달아
최대한 얌전하게 만들어
지난번 한국 방문 때 가지고 가서
그 여름 내내 얼마나 잘 들었는지 모른다.
그 뒤론,
해가 뜨거워지고
더운 바람이 불면
이 가방을 꺼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