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무 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퀼티 Jul 12. 2017

Vierge folle

도덕은 뇌의 연약함이다. 태초에 말이 있었다. 말이 어둠을 내리고, 지각은 원죄로 둔갑하야, 마아치 물소들이 개의 젖을 물고, 매달고, 매음굴에서, 매음굴에서 그 시체를 나누어 지져먹던 그 오래된 해후처럼, 빛을 잃은 자리에 온정으로 지저귀는 각다귀들의 소각. 타닥타닥,
나는 소녀의 피를 거둬 리라를 기름칠하던 노파를 알고 있소.(노파가 리라를 멈추면 소녀는 눈과 귀에서 검은 피를 토해내고 영원히 웃는다고 하오) 대장장이들은 모두 노파의 이름을 빌어 제사를 지내지, 오, 성녀여, 수줍고 굶주린, 나는 아직도 그대를 찾지 못해, 무릎으로 수백 리를 해치었소. 잔혹하고 순결한 시월의 밤. 미궁의 막다른 길에 쪼개진 수많은 손톱들, 교태들, 누가 내 죄를 사할까. 누가 날, 이 도살자-!
누가 날 찾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내 발 밑에 동전 여럿이 나를 기웃대고 있기에, 나는 숨조차 쉬지 못하고 눈물만 흘려대는 슬픈 처지를 계속했소. 거기 나를 기억하는 이가 있는지-. 백번의 물음 끝에 드디어 발이 잘린 12번째 아해야. 쨍그랑. 동전이 떨어진다. 두렵다, 두려워, 내게 남은 단 하나의 가여움이여. 저기 피칠갑을 두른 코끼리가(에엘-리펀트라고 불린다지) 미궁으로 엎질러져, 주르륵, 소녀의 피-. 나는 다짐한다,
나는 거리의 온갖 부랑자들을 사랑하겠소. 살인범, 눈이 큰 도리새, 강간범, 굽은 배짱이, 사기꾼, 사기꾼, 시인, 시인, 춤꾼, 이 호색꾼들 호색한들, 수간자들, 내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너희들을 도가니 위에 볶아 그 위에서 온종일 성가를 외치고, 신성모독!(장내의 소란을 피우는 이들을 내쫓아주시오!) 스무 개의 고환과 노파의 간(묵처럼 도톰한)을 썰어 두서없이 통조림에 담아 유통기한을 2020. 1. 1. 1. 1. 1, 이 개놈들아! 단발의 비명이 영원히 도돌이표처럼,
나는 겁탈당한 딸아이를 생각한다. 메에-, 네가 울리면 나는 흔들거리는 엉덩이를 멈추고 너를 뒤돌아 볼 것이다.
비명, 교성, 착란의 끝..!
나는 물소의 젖 뒤로 숨어서 운다, 이곳에서 결단코 떠나지 않을 것이오, 투닥투닥, 내 발 가죽을 다 떼어내야, 으듣, 아아, 못질이 시원치 않군, 뿌리까지 박아주시오, 쨍그랑, 신부님 나는 죄를 지었습니다, 나를 여기에 심고 그들만은 사해주시오, 신성모독! 신성모독! 1. 1. 1. 1. 1....
12번째 아해가 13번째 아해의 비명을 듣고는 만연히 웃으며 시체를 넘었다고 하오, 질주하시오, 지일주,

매거진의 이전글 셀프주유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