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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퀼티 Jul 17. 2017

사랑하는 이들만 없는 꿈

(그는 창백한 표정으로 잠에서 깨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잠에 들면 그대가 나를 찾아올거야
꿈속에서는 멀리하고자 하는 것들뿐
쉽게도 나를 사랑한다며 경멸스럽게 손을 뻗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를 누군가로 둔갑시키는 자들만

나는 고개를 처박고 오래도록 귀를 틀어막고 있었소
전보가 쏟아져내리고 그제야 꿈에서 깨 눈을 질끈
,
그대
또다른 밤이 찾아와 꿈을 건너야 또 그대를 고할 수 있겠지

(거대한 울음)

나는 어제도 오늘도 등불을 밝혔소
벌레들이 달라붙어 어둑해질까 툇마루에 향도 피워두었지
그대가 길을 잃지 않길 기도하던 무수한 밤
나를 사랑했으면 하는 이들은 모두가 쉽지 않네
저멀리서 들리는 풀피리 소리
바람들이 나무에 이는 소리
나는
영원히 깨지 않을 꿈을 꾸었소

(창 밖 등불이 점점 쇠약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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