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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올 Sep 17. 2020

외로워서 외롭다

Pablo Picasso, <The Old Guitarist>, 1904


1.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섬>



2.

 외롭다. 외로운데, 더 힘든 건 외롭다고 말할 사람조차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외로움을 갖고 있음을 안다. 내 외로움을 듣는 사람도 그만의 외로움을 가지고 있을 테다. 그런 탓인지 외려 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외로움엔 무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외로움을 토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다른 이에게 하던 것보다 좀 더 투정하고 이래도 괜찮다고. 살다 보니 사람 사이의 거리가 외로움을 더는 데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느낀다. 반대로 가까운 사람일수록 외로움을 터놓기엔 불편하기도 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나는 주로 그렇다. 무심할까봐. 가까운 사람인데도 내게 무심할까봐. 기대는 더 큰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과묵한 나를 발견한다. 유독 나에 대해서는 과묵하다. 살면서 일어나는 일에는 관심도 말도 많아 보이는 나는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남들 앞에선 입이 무겁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이를 주변의 어느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아주 잘 안다. 그들도 외로운 탓이다. 우리는 서로 시끄럽고 과묵한 사이다. 우리는 모두 외로운 탓에 외롭다.

 

 그럼에도 종종은 외롭다고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을 본다. 그들에게 고맙다. 나도 외롭다고 위로한다.



3. 

https://www.youtube.com/watch?v=a6T4puZf1Gs

Put my phone in a metal case 

Take my time in this broken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Got your call when in a broken state 

Think bout seeing you 

in a better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술에 잔뜩 쩔어 잠든 새벽 

눈을 떠보니 메모장에 

나 죽기 싫어 라고 적혀있었어

아무것도 기억 안나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의아했지만

이내 멍때리고 다시 찾았어 내 컵

나 신을 믿어도 실은 없었으면 하지

우리가 쉽게 말하는 지옥이라는 건

예전에 힘들땐 죽고싶단 말을

버릇처럼 했는데 지금 이게 더 무서워

내 기억엔 필요해 포토샵이

예쁜 영화에서 본 것 같이

잠깐 멈춘 것 같은데

눈을 감고 떠 보면 며칠이 흘러갔지

내 앞에 놓여 다시 이 벽 그리고 방

아침에 여기까지라 하고

잠에 들면 그리고 밤

하루 종일 비어있는

내 속 못 찾아서 위안

근데 가끔은 너무 위험

사랑도 많이 받고 준 것 같은데

가끔 뭘 해야 내가 당당히 나를

아니 더 나를 조각내야 한단 생각

난 내 결과를 사랑해 준 적이 한번도

아마도 상상 속의 습관처럼 내가

그래 다 내려놓고 멀리 떠난다면

내 마지막 한마디가 짜증이 될까 봐

다시 전화를 하려다 멈칫하는 내가

지금 뭐해 라는 말이

위로가 되는 요즘에

답장도 못하고 있지 이유도 모른채

앙상해진 손이 떨리고 그렇게

나 잠들어 버릴지도 불안감이란 졸음에

또 어느새 계절이 스쳐갔고

밖에 저 나무들은

다시 옷을 갈아입고있어

내게 전화를 해줘

Put my phone in a metal case

Take my time in this broken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Got your call when in a broken state

Think bout seeing you

in a better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Put my phone in a metal case

Take my time in this broken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Got your call when in a broken state

Think bout seeing you

in a better place

Don't know 뭐가 나를 괴롭게

Don't know 뭐가 나를 외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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