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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Jun 21. 2021

낡은 것


많이 낡은 내 구두다.

굽을 한 번 갈았고

깔창을 깔아 아주 오래 신었다.

얼마 전엔 구두끈이 끊어져 끈만 새로 갈았다.


3만 9천원을 주고  구두다.

무엇보다 내 발에 편안하게 맞았다.

족저근막염을 앓을 때도

하루 2만보를 걸을 때도

잘 견뎌주었다.

시간을 더할 수록 내 발에

점점 더 잘 맞았다.


아마 일주일 안에 이 구두와

작별할 것 같다. 진정 아쉽다.

새로 산 구두도 같은 브랜드의

같은 모양이다.

다만 그 사이에 가격이 만원 올랐다.

명품 구두고 뭐고 다 소용없다.

내 발에 편하게 들어맞으면

그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구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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