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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원 Oct 01. 2019

노력이 완벽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혹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연습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가. 대체로 어떤지 몰라도, 나는 거의 모든 일에 연습이 필요한 사람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나는 '처음'이라는 상황이 참 싫었다. 어렸을 때는 새 학년, 새 학기가 다가오는 것이 정말 미치도록 싫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과목을 공부하는 것도.

 그런 두려움에 처음의 무엇을 할 때마다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심할 때는 어떤 일을 할 때 동선까지도 연습한 적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 또한 이해가 가질 않는다. 참 쉬운 일들인데, 처음이라는 이유로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연습벌레였다. 특별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글을 쓰는 것도 참 오랫동안 연습을 했다. 처음 글을 쓴 것이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나는 글솜씨가 말 그대로 끔찍했다. 예전에 인터넷 소설을 보던 20대는 알 법한 문체가 있다. 이모티콘을 쓰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조금 그런 식이었다.(놀랍게도 그때도 책은 정말 많이 읽었다. 못해도 일주일에 두 권은 읽었으니까.)


 그게 여러모로 좋아 보이지 않는단 걸 안 후부터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주변 사람, 온라인 할 것 없이 보여주며 평가도 받았다. 그 결과가 지금의 실력이라고 본다면, 참 나쁘지 않은 연습이었다 생각한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하지만 과연 연습이 정말 모든 일을 최상으로, 혹은 적어도 괜찮은 정도로 만들어 주는 걸까? 나는 그 생각―혹은 가설 정도로 하자―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는다. 물론 우리에게는 수많은 선례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많은 예를 들 것도 없이, 김연아 선수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연습이 무조건 결과를 낸다는 확신은 할 수 없는 것이다.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오랫동안 물을 무서워했다. 여전히 그렇고. 그래도 어렸을 때는 수영장에 들어가서 수영 연습도 어려움 없이 했었다. 그러다 고등학생 즈음이었나. 친한 사람들의 장난으로, 손발이 잡혀 물에 빠진 후부터는 물에 들어가는 게 힘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물에 들어가서, 물에 몸을 맡기는 것.


 물론 그 후에 연습을 하긴 했다. 특별히 문제 될 거 없는 일 하나 때문에, 남들 다 가는 워터파크는 꿈도 못 꾸게 된 게 억울했으니까. 하지만 연습을 한다고 해결이 되진 않았다. 이론은 머리와 몸이 다 알지만 '몸에 힘을 빼면 가라앉을 거야',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게 됐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여전히 수영은 못하는 맥주병이다. 아마 운이 나빠서 바다에 빠지면, 그대로 죽을 위험이 있단 거지. 누군가에 의지해서 수영 흉내는 내지만, 나는 나 자신을 믿지는 못하는 것이다. 몸에 힘을 빼면 물에 뜬다는 걸 알지만, 그러지 못할 거라고 단정을 지어버렸으니.




연습(노력)이 완벽을 가져다주진 못한다




 사람들은 흔히들 노력하면, 연습하면 더 나아질 거라고 말한다. 더 나아질 거라고, 더 잘하게 될 거라고. 하지만 어떻게 그걸 확신할 수 있는지. 정말 죽도록 노력하면 모든 게 해결될까? 나도 한때는 그렇게 믿은 적이 있었다. 노력하고, 연습하니까 점차 나아졌으니까.―노력해서 예전의 극도로 소심하던 모습을 조금이나마 고쳤으니까―. 그렇지만 지금의 내 입장은 조금 다르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안된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에는 생각이 달라졌다. 내 의지가 있고, 두려움이 없다면 해결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의지는 있어도, 그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신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노력과 연습만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수영을 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나 자신에 대한 불신이 컸던 내가 결국 실패한 것처럼 말이다. 노력하면 뭐든 된다는, 네가 게을러서 그렇다는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다. 노력이, 연습이 무조건적인 완벽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인들도 그렇게 노력해도, 결국엔 되지 않았던 것이 하나쯤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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