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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nie Sep 07. 2021

굳이 SNS를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소자본 창업중이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필요하다.

마음을 아무리 다잡고, 또 다잡아도 자영업자의 밤은 길게 흐른다. 매출이 많이 나온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안타깝게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한 나는 기나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서 놀기도 많이 놀았다.


가장 많이 했던 행동은 잘나가는 가게의 SNS를 몰래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남들 공방은 손님도 많고 장사도 잘 되는지 가방도 사고 맛집도 자주 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 일상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올릴 이야기도 없는데, SNS 꼭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한다면, 맞다. 해야 한다. 간판도 없이 9층에 공방을 오픈한 나로서는 내 공간을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했다. 직접 SNS를 운영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 내 가게를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진입장벽이 낮아 우리는 개인 SNS를 이미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 경우에는 직접 그린 그림을 올리기 위해 이미 SNS를 가지고 있는 상태였고, 그곳에 내가 창업한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사업자등록부터 새로 구한 작업실의 이미지까지 조금씩 업로드를 하니 주변 사람들의 관심부터 쏟아졌다. 아마 그들에게도 잠시나마 내가 부러운 사람이 되었을까? 이 세계는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정말 나와 안 맞는다.


소소한 일상을 좋아하고, 사람 많은 곳은 기피하는 나에게는 내 일상이 돋보이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수업을 열 때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 올리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SNS 채널

지금 생각해 보니 많고도 많은 SNS를 접했다. 약 8-9년 전부터 시작해왔으니, 그중에는 없어진 채널도 있다. 나는 많은 채널들 중에서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한곳에 업로드할 때 다른 곳에도 동시에 올려지게끔 하는 기능들도 있으니 활용해도 좋겠다. 다만, 내게는 너무 많은 채널이 사용자분들과 소통하기가 힘들 수 있겠다고 판단되어 두 가지만 진행했다.



각각의 채널은 운영 방식이 다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이는 방식이 달라 정보 전달에 있어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긴 글을 세세하게 남길 수 있어 긴 글의 정보 전달에 용이하다. 인스타그램은 첫 화면이 이미지로 보여 예쁜 사진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좋다. 그림을 그리는 내겐 많은 사람들에게 내 그림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블로그처럼 시간을 오랫동안 들이지 않더라도 콘텐츠를 간단하게 올릴 수 있는 것도 매력이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는 거의 매일 사진을 업로드하고, 수업에 관련한 모든 정보는 블로그에 담기 시작했다. 글을 올리는 내내 태그에는 지역과 나의 분야를 결합한 단어들을 적어나갔다. 효과는 너무 미비했지만 반응이 조금씩 있었다.



첫 수업 예약(카카오 비즈니스)

일러스트 강의는 몇 번이나 해봤었으니, 처음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천연비누의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게다가 공방을 오픈하고 첫 수업은 '천연비누 만들기' 수업이었다!


일러스트 수업과 마찬가지로 천연비누도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계정을 하나씩 새로 만들어서 운영했다. 목적은 비누 판매와 수업 홍보였다. 이 분야에는 경험이 적어 SNS 운영도 조금 서툴렀는데도 운영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나니 수업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문의가 들어오는 방식도 생각보다 다양했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경우도 있었고, 인스타그램의 DM으로 주시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채널이 다양하니 한 번에 관리가 힘들다고 판단해 카카오 비즈니스 채널을 만들었다.


https://business.kakao.com/


내 브랜드의 소식을 카카오톡으로 전달할 수 있고, 언제든지 문의사항을 한곳으로 받을 수 있음에 굉장히 편리하다. 조금 더 여건이 된다면 채널 홍보까지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나는 무료 기능만 사용했다.) 카카오로 문의를 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내 수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연락을 주셔서 상담 초반부터 서로에게 약간의 신뢰가 있다. 첫 수업 예약을 받고 그날 저녁은 너무 기뻐서 하루 종일 뛰어다녔다.



창작자들이 모이는 공간

어떤 홍보나 채널 운영이 너무 비즈니스적으로 느껴지는 창작자라면, 창작자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진입을 하는 것도 좋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위주여서 '그라폴리오'라는 공간을 주로 이용했었다. 이곳 또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 창작을 시작하는 많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오래전에는 인지도가 낮아 이곳에서 들어오는 문의가 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요즘에는 업계 담당자분들도 이곳을 주의 깊게 보시는 것 같다.


그리고 글을 잘 쓸 수 있는 분들이라면, '브런치'도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브런치는 좋은 정보들과 실제 책과 같은 좋은 글들이 많이 모여있다. 내 경우에도 '퇴근 후 드로잉'의 책을 브런치를 통해 출판하게 되었다! 오래전 기획하고 써놓은 글을 출판사 측에서 보고 따로 연락을 주셨다. 일이 없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주제를 정해 그림 그리는 과정을 공개하고, 가르치는 형태로 글을 썼던 것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https://search.daum.net/search?w=bookpage&bookId=4905971&tab=introduction&DA=LB2&q=%ED%87%B4%EA%B7%BC%ED%9B%84%EB%93%9C%EB%A1%9C%EC%9E%89


많은 사람들이, 특히 사회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돈이 되겠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창작하시는 분들을 보면 큰돈을 벌고 싶어서 이 활동을 지속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의 하루들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작은 행동들에서 오는 어떤 성과들을 기다릴 가치가 있다.





이메일 slonie@naver.com

인스타그램 @workroom921 / @by_sl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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