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함께여서 즐거웠던 리스본

투 코인 체인지

by 위드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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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현민이와 숙소에서 만난 언니들과 함께 리스본을 돌아다녔다. 리스본 일정 중 하루 빼고는 그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었다. 혼자 떠나왔지만 다시 우리가 되었다. 여행 초보자에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낯선 여행지에서 비빌 언덕이 생긴 것만 같았다. 하루는 그들과 리스본 시내를 돌아다니며 맛집들을 찾아다녔다. 혼자 다녔다면 빵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라면을 먹었을 텐데 그들은 알차게도 맛집들을 찾아냈다. 포르투갈은 생각보다 먹어야 하는 맛집이 많았다는 걸 여행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먹었던 스테이크 맛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평소 고기를 즐기지 않지만 입안에서 사르르 녹던 스테이크 맛을 한국에서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 다음 날은 왕복 7시간이 넘는 포르토를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보통 이 정도 거리면 숙박을 하는 게 무리 없는 일정이지만 즉흥적을 떠나게 된 포르토라 빡빡한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녀왔다. 그렇게 3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도착한 포르토에서 우리를 맞아준 건 소나기였다. 갑자기 "우두두." 쏟아지는 비에 옷이 흠뻑 젖어버렸지만 즐겁기만 했다. 포르토의 풍경은 언덕진 동네라 어딜 가던지 풍경이 맛집이었다. 하지만 오르락내리락해야 해서 무릎이 아픈 게 현실 그래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야 한다는 말이 맞나 보다. 그리고 예쁜 풍경만큼이나 강열했던 포르토의 비둘기들. 어찌나 힘차게 날아다니던지 유럽 어느 동네보다 포르토의 비둘기가 최고 무서웠다. '제발 나에게 오지 마 악!' (두 번의 유럽여행을 다녀와서도 극복되지 않는 조류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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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얼, 쏘리, 땡큐! 아주 기본 영어만 하는 한국형 빙구가 여기 있지만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눈탱이만 안 때리면 좋은 사람이지 뭐. 할 줄 아는 게 잘 먹는 것 밖에 없어서 미안했지만 나는 비빌 언덕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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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리스본 여행을 마치고 포르토로 넘어가서 숙박을 하면서 그곳을 찬찬히 보는 일정이 일반적이다. 그 당시 외국여행은 처음이라 그렇게 할 생각도 못했고, 포르토에 갈 생각도 안 했기 때문에 갑자기 가게 된 포르토를 당일치기로 소화하고 왔다. 하지만 다시 가게 된다면 찬찬히 포르토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포르토의 풍경이 아깝다. 언젠가는 힐 가든 언덕에서 예쁜 노을을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