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영국에서 난 날씨의 요정

투 코인 체인지

by 위드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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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13일

런던에서 본격적으로 구경 시작한 날부터 4일 동안 날씨가 엄청 좋았다. 우비와 우산을 몸에 항상 챙기고 댕겨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머물렀던 기간에는 선글라스를 챙기고 다녀야 했다. 영국 치고 날이 몰빵 해서 좋았던 날들. 그래서 그런지 영국 하면 '그루미 선데이' 같은 우울함이 떠올랐는데 건물들도 풍경들도 상상 이상으로 쨍하니 예뻤다. (흐린 날을 태생적으로 좋아하지 않음.) 별 기대 없이 들린 런던이 좋아졌다. 사실 런던보다는 4일 중에 3일은 근교를 나갔으니 아직 난 런던을 잘 모른다. 하지만 다시 이곳에 올 것 같다. 다음에는 천천히 구경해야지. 그때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모든 곳들을 다 찍고 돌아다닐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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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글을 남겼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어버렸다.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날들이 돌아올 수 있을까? 내입장에서는 나름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여행을 다녔는데, (친구들은 나에게 불나방 같다고 말했었다. 눈에 보이는 반짝이는 것들을 향해 날아가버리곤 했으니까!) 코시국이 된 지금 언제 여행을 다시 떠날 수 있을지 앞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마 그때 떠나가지 않았다면 떠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엄청 슬펐을 텐데, 안정된 삶을 뒤로 한채 떠나갔던 모든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블루를 그나마 유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여행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여행 후 성공한 여행가가 되어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도 아니지만 떠나가고자 했던 순간에 떠났고, 막연히 여행가로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환상을 두 번의 유럽여행을 통해 내려놓게 되었다. 아직까지 여행가나 방랑자의 꿈을 잊어버린 건 아니지만 모든걸 걸고 뛰어들지 않는 사람에게 길을 바꾸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게 된 시간들이었다. 피터팬 증후군으로 살아가던 어른이 그나마 현실을 자각한 어른아이가 되어 방랑자의 마음을 고이 간직한 채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아내고 있는 건 그 모든 순간들이 내게 준 교훈 덕분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방랑자로 살아가야지!' 이래서 난 어른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