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않을 것 같았던 번아웃이 왔어요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

by 평화하고 온화한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떤 목표의식을 가지고 바쁘게 살아가는걸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었어요. 이 의문을 풀지 못한 채 활동을 지속하다보니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모든 활동에 의욕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저를 보며 이게 번아웃이라는 감정일까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내가 느끼고 있는 생각과 감정들이 번아웃이 맞을까에 대한 생각들을 했었고, 인터넷에 “번아웃” 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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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은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을 의미한다고 해요. 평소 피로감이나,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잘 드러내지 않기에 진심으로 표현을 잘하지 못해요, 그러다보니 매번 스스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죠. 매번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활동들이 다가왔고, 이런 활동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매번 도전을 했어요. 더군다나 포기나,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닥치는대로 일정에 맞춰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죠. 그러다보니 주말을 소모해가며 내가 온전히 쉬어가는 시간이 없어짐을 체감할 수 있었어요.


얼마 전 한 활동에서 운영에 대한 리드를 맡게 되었어요. 지금도 벅찬 일정에 어떠한 활동을 리드를 한다는 것은 사실 심적 부담감이 정말 큰 상태였어요. 거기에 여러 개인적인 태스크들이 겹치다보니 나를 정비해가는 시간이 없이 계속 달려왔어요. 활동에서 예전부터 도전을 하고싶었던 일들이 있었는데, 그 일에 대해 완벽하게 끝내야한다는 생각때문에 기준치 이상의 몰입을 하는 과정을 했어요. 처음에는 “지금 당장 힘들어도 이 일들이 마치는 과정을 보게되면 기쁠거야” 라는 생각으로 시종일관 버티는 과정을 진행했었는데, 몰입의 과정이 끝난 후 뒤를 돌아보니 만족하는 결과를 보아도 허무하고, 공허한 감정이 정말 컸어요. 그렇게 지금 “번아웃이 왔구나..” 를 인지하게 된 것이죠.


약 3일 정도의 기간 동안 아무 연락도, 아무 활동도 하지 않았어요. 온전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었어요. 어떤 것을 위해 나는 계속 도전을 하고 있는 걸까? 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 속에 가득했어요. 예전에 활동을 진행하면서 “현우님은 이런 활동을 해서 무엇을 얻고 계세요?” 라는 질문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이번 기회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스스로에게 3일 동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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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계속 도전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해져야,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내 번아웃의 과정도 마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학생 시절에는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해서” 라는 명확한 목표의식이 있었고, 지금은 내가 어떤 목표 의식을 가지고 도전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였어요. 명확하게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이니까, 지금 그냥 모두 다 포기하는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기에 3일 정도의 시간 동안 내린 결론은 “포기” 였어요. 포기를 하게 되면 편하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의 일들을 다 포기하면 행복하고 후련하고.. 뭐 그런 감정들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마움을 굳힌 채 마무리 작업을 하려고 작업실에서 늦은 업무를 하고 새벽에 돌아가는 길을 맞이했어요. 춥고 늦은 새벽의 시간이었는데 지하철 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잠깐 생각도 정리할 겸 역에 앉아 조심스레 그 분들을 유심히 바라보았어요.


눈 아래 짙은 다크서클, 추운 새벽에도 바쁜 손과 발. 그 분들은 늦은 저녁, 가정을 위해 일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들이였어요. 그 분들을 보며 “포기하고 싶어도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고, 어쩌면 보이지 않아도 지금의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 먼 미래를 위해 달리고 계신걸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생각을 하니 바로 “포기” 부터 외치려고 하던 스스로가 너무 부끄러워졌어요.


“굳이 다양한 도전들을 통해 얻는 것이 꼭 바로 눈에 보여야할까?”

지금까지의 경험들은 모두 나에게 영양분이 되었고, 지금 당장 얻거나 도움이 되지 않아도 경험했던 것들은 어찌되었던 다양한 상황에서 내 삶 속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예전 대학교 시절 컴퓨터와 전혀 관련이 없던 디자인이라는 전공을 배울 때도, 아무 의미 배웠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이 색다른 경험이 지금은 제 직무의 한 축에서 중요한 디자인적인 감각을 키워주웠고, 지금의 차별점이 있는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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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볼 시간이 필요했나봐요, “나” 라는 집에서 모든 커튼을 치고 오로지 나를 위해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요. 지금은 다시 커튼을 걷고 “나” 라는 집을 다시 가꾸어나가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해요. “나는 무엇을 얻기 위해 계속 도전을 하고 있을까?”의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게 내리지 못했지만, 미래에는 어떤 내가 될지, 그리고 지금의 경험들이 어떻게 쓰일지는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하니까요. 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미래에 대해 기대를 걸고 열심히 달려보기로 했어요. 1년 후에 나는 어떤 식으로 발전되었을지 궁금하고, 재밌잖아요.


번아웃은 우리 삶 속에서 나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번아웃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본인도 모르게 번아웃을 겪고 넘어갔을거라고 생각을 해요. 매번 우리가 인생이라는 트랙에서 달리기만 할 수는 없듯이 쉬어가는 과정 또한 당연하잖아요. 이번 번아웃을 겪고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서 문득 궁금해졌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방식과 경험으로 번아웃이 찾아오셨나요? 그리고 번아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셨나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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