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현 작가 Feb 06. 2023

강물은 흘러갑니다.

도나우강 유람기~~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참 여행객들로 붐비구나~


한국보다 8시간 느린 헝가리의 시차 적응은

밤12시쯤 출발한 비행기에서 잠을 청하는 것으로

해결했고, 튀르키에-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해서, 헝가리 시간 1월7일 오전 8시 35분에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 일정이 바로 시작됐다.

튀르키예-이스탄불 공항 중간 경유지 -헝가리 행 갈아타기



코로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어떤 나라를 여행하는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 간소화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하는 마스크를

기내에서 쭈욱 썼다.

이미 당연한 일상이 됐고, 오히려 그게 서로를 위하는 줄 알고 편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

.

.


어부의 요새를 올라가는 계단..이곳에 진입하면, 마챠시성당과 광장이 우리를 기다린다.


어부의 요새~~ 마차시성당


"헝가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하! 여러분~ 지금 마스크 쓰고 계시죠?


쓰고 있는 마스크를 계속 쓰셔도 됩니다.

다만, 이곳 부다성 마챠시 성당에서 계속 쓰고 계시면,

여러분은 소매치기범의 타겟이 될겁니다.

여러분이 계속 마스크 쓰고 있다는 건,

저는 오늘 한국에서 처음 여기에 왔어요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그들이 여러분께 다가올겁니다."

헝가리 부다 마챠시 성당을 진입하는 계단을 오르는데,빙긋이 입꼬리를 올려가며 말하는 현지 가이드의 웃음기 빠진 멘트 속 알림이었다.


동유럽 첫 여행국가인 헝가리.

그들의 현재 상황을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 마스크는 의복과도 같은 필수품처럼

여기지만, 유럽 쪽은 이미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 되버렸다.

그들에게 우리의 모습은 분명 그들의 생활을 모르는 어설픈 외국 여행객으로 비칠 수 밖에 없고,

그러니 어슬렁거리는 유랑자나 소매치기범들에게 우리가 그들의 범죄 타겟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었기에 불안한 우리들은 부러 마스크도 벗지 않았는데,

현지 가이드의  소매치기 강펀치 멘트에 죄다

마스크를 벗었지.


10시간 정도 비행 후,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해서 2시간 정도 비행 후 도착한 나라.


동유럽 첫 여행지 헝가리!


설레는 마음을 다독이며, 올라선 부다페스트 옛도시 부다성.

그럼, 마스크를 벗고, 제대로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시의 공기를 마셔보자!


"와~ 시원하다."


마스크를 벗고 부다의 옛도시를 대하는 마음이 저절로 상쾌해진 느낌이다.

소매치기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우리들은 일시에 모두 마스크를 하나 둘씩 금새 벗었다.


마스크를 벗는 순간, 마법처럼 도시는 새로워 보였다. 


공기는 산뜻하고, 맑고...날씨도 겨울 날씨로는 제법 따뜻하고,아침 햇살도 빼곰히 비취기 시작하니 도시가 환해보인다.

오전 시간에 여행객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챠시성당.- 헝가리건국의 왕 이슈트반1세왕이 헝가리의 국교를 카톨릭으로 정했다고 한다. 국민의 60%가 카톨릭이란다. 쩐다.^^
어부의 요새 앞 바로 보이는 성당과 광장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는게 맞는 것 같다.


조금 전까지 도시 느낌은 모두가 여행자이겠거니 하면서 마음이 평화로웠는데...

현지 가이드의 '소매치기 주의보'를 듣는 순간부터 그 순수했던 생각은 금새 날아가 버렸다.


이곳에 거의 절반 정도는 소매치기 유랑객들일 수 있다는 말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집시를 만나게 될 줄 알았더니,

다른 인접 국가에서 들어온 어슬렁거리는 전문 소매치기범들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경계와 긴장의 눈빛을 감추지 않고, 슬링백을 가슴 앞쪽으로 단단히 맸는지 재차 확인했다.

헝가리 896년의 건국의 의미.

마챠시 성당과 전쟁시,

왕궁이 있는 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어시장 입구의 전쟁에 관한 역사 이야기를 들으며,

어부의 요새가 있는 성외곽에 올랐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 본 도나우강 - 저너머는 페스트 도시





한 눈에 펼쳐진 도나우강의 풍경과 강 건너 페스트 도시의 건물들이 훤히 펼쳐져 보인다.

아~ 마음 속에 그렇게 갈망하고, 그리고 또 그려보았던,

도나우강의 펼쳐진 풍경을 부다성에서 바라볼 수 있다니...

참 행복한 낭만일세.


896년의 건국.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1896년에 세워진 세체니 온천 근처 건립된 영웅광장은드나드는 이들에게 헝가리의 역사 속

영웅들의 모습을 황동조각과 부조물로 위용을 드러내면서 시민공원으로써 역할을 다 하고 있는 듯 하다.


젊은이는 아니지만, 마음 속 젊은이가 다시 살아나온 기분으로 광장에서 환호하고 웃으며 쉼호흡을 크게 하고 나니, 마음은 한뼘 넓어진다.


영웅광장을 뒤로 한 공원을 가로질러 도보로 가면서 멀리 세체니 온천장도 보인다.

마을공원 같은 곳에 초라한 동상을 만날 줄이야.

이곳에서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니...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동상이었다.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그의 동상을 마주하니...

한 사람을 기억하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부르는 것이지.








안익태 선생의 동상에서 갑자기,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3중주 ㅡ'위대한 예술가를 추억하며 '를 듣고 싶어진다.


해가 지고,

부다페스트에 왔다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오전에 부다성에서 내려다 봤던 도나우강 유람시간이다.


도나우강 위 저녁유람은 강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부다왕궁, 국회의사당의 외관에 장식된 간접 조명의

자연스러움은 예술가의 손길이 섬세하게 곁들여진 아름다움 그 자체다.

무언가 도드라지고, 잘난체 하면서 한가지라도 튀어나와서 다르게 보이려 하지 않고,

주변환경과 건물에 서로가 서로를 생각해 준 듯 자연스럽게 혹은 은은하게,

연출된 조명에서 부다페스트의 문화유산의 위대함이 돋보인다.

도나우강 주변에 연출 된 조명의 부다페스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멋진 도시.


부다성 '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도나우강 ~~



도나우강 유람선 위~~룰루랄라~


첫 날 여행의 즐거움을 한껏 더해준 시간 속에 헝가리의 밤이 깊어진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그날... 나의 시간도 강물위에 함께 유유히 흘러갑니다.


긴장과 분주함 속, 

종종거리고 살았던 지난 시간들이

강위에서 느끼는 여유와 자유함에 항복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것을 잊으려하지 않았는데, 나의 지난날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이 마법을 물위에서 즐기고 있다.


친구와의 37년 우정을 새긴 '동유럽 여행' 첫날 여행국 - 헝가리. (2023 01 0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