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텐드레의 아침이 시작되다.동유럽-헝가리 여행기2023.01.06~15
나의 하늘과 너의 하늘이 맞 닿았던 날이었을까?
파랗게 멍든 하늘에 감추인 햇살의 따뜻함을 무심코 예감했다.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너는 내게 말을 걸었지만,
나는 쑥쓰러움과 나를 향한 너의 불쑥 다가서는 발걸음에 내 몸은 그만 얼음이 되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어떤 거리낌 없이 내 어깨 끝 너머 너의 손길이 닿을뻔 한 순간.
나의 심장이 터질 듯 한 찰나!
가까스로 나의 속마음이 네게 들키지 않았다.
아직도 그런 감정이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건지,
혹은 지금 내 감정 그대로 충실할 수 없는 현실을 애통해야 할 것인지...
도무지 나의 형편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결핍됐던 순간들은 모두 잊혀진 과거가 돼 버렸다.
나의 심장은 어제까지 분명 느슨했는데, 터질듯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펄떡이며,
죽음을 앞에 두고 몸에 생채기도 두려워하지 않는
강물을 거스르는 연어의 마지막 몸짓. 아니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감정을 하염없이 너에게 전하련다.
너를 끝까지 기다릴테다.
설레는 마음을 결코 도려내지 않으리라.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되어도, 나는 네게 계속 안부하리라.
그것이 나의 무례라면 용서해주길 바란다.
이국땅에서 너와 내가 보았던 하늘이 같았고,
풍경이 같았던 그림같은 날을 이제 간직하고 싶구나.
이것이 비록 내 기억에 박제되어, 온전한 추억이 되어 잊혀질지라도...
날 것의 언어 속에 생생해지고 돋보이는 너의 환하고 따뜻한 미소가 좋은 날이구나.
센텐드레의 아침은 내게 비 개인 뒤 스멀거리는 안개처럼 햇살 맞으면 떠날 것이 분명한데...
붙잡고 싶은 감정의 나사를 조여야 할 시간이다.
그녀의 웃음은 날개가 있어 멀리 날아가 버렸다.
관광 버스 안 여행 말미에,
주문을 걸듯, 안내해 주는 가이드의 마지막 여행 종점 멘트였다.
조추나경 (좋은 것은 추억이요 나쁜 것은 경험이다.)
모든 것을 즐겨~~~
추억이 되게^^
2023.01.21. 토요일
센텐드레의 추억은 좋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