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과 결함은 무엇으로 치유되나요.
요즘처럼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일 때에는
어디 가서 나의 고충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도 나만큼 고갈되어 있기에
나의 넋두리를 들어주고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는 듯하다.
자칫 어설프게 기대려고 했다가 위로는커녕
참고 눌러왔던 상대의 뇌관을 건드려
오히려 폭탄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어쩌면 나를 진정으로 위로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공감에서 얻는 위안은 금세 휘발된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 즐거웠던 순간, 조금이라도 충만함을 느꼈던 어떤 것들.
가만히 앉아 기억들을 더듬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어릴 적 나의 꿈이었는데, 평소에 꼭 해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왔던 소망들.
어떤 식으로든 시작하고 경험해 보는 것이 나에게 위안을 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관계의 힘을 말하지만,
가장 외롭고 고독한 순간에
가장 큰 평안이 찾아오기도 한다.
외로움을, 혼자인 순간을 예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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