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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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동네를 좋아한다.


우리 동네에서 20분 정도 바다를 따르는 외곽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탈리아 20개 도 중 내가 사는 도의 도청이 나온다.

그 주변이 시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며 주변 일대는 나름 번화하지만

나는 기껏해야 만 명이 좀 넘는 이 동네에 사는 것이 좋다.


바다와 맞닿은 이곳은

바로 언덕과도 이어지는데

나는 그 언덕의 중간 즈음에 산다.


"나 우리 동네에 대해서 써 보고 싶어!"

"그걸 누가 읽겠니? 뭐 유명하지도 않은 곳인데."


언덕 뒤편에는 말바시아나 까베르네가 땡땡하게 열리는 몇 개의 포도밭들이 있고

바다 앞 평지에는 작은 메인광장과 주성당 동사무소 보건소

식당이나 바들 그리고 보트 및 요트 선착장이 군데군데 자리한다.


주성당 및 종탑 주변은 구시가지라 아직도 수천 년 전 석조 건물이나

내 키 보다 작은 나무 대문의 집들

경차 한대도 들어갈 수 없는 좁은 돌길 골목들이 1차원적으로 놓여 있다.



이웃이나 동네 친구는 없다.

맨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 옆집 부부와 친해질 계기가 있었다.

어느 날은 한국 음식이 궁금하다 하여

내가 집에서 요리한 한국 음식을

그 집에서 함께 먹기로 했는데

저녁을 먹으려던 찰나

그 집 아이가 소파에서 떨어져 턱이 찢어져 응급실로 가야 했다.


그리고 나는 이탈리아를 잠시 떠났고

다시 돌아오니 이웃은 바뀌어 있었다.


어느 겨울날에는

동네 한 바에서 지역 신문을 뒤적이며 캄파리를 한 잔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옆 테이블의 중년 여인과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되었다.

함께 무언가를 하자고 했던 것 같은데

그 후로 아마 연락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소믈리에 협회 행사 중 신입으로 보이는 여자 둘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내가 사는 동네에 산다는 것이었다.

베트남에 여행을 가서 한국 사람들과 함께 보트 투어를 한 이야기를 듣는 게 재미있었다.

그 후에 몇 번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자거나

집에서 와인 파티를 하자고 연락이 왔지만

나는 왜인지 물색없는 일반적인 적절한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

그 뒤로는 연락이 없다.


가끔 은발의 커트 머리가 잘 어울리는 도서관 사서와 안부를 주고받기도 하고

자주 가는 식당 웨이터들이나 미용실 실장님과 시답잖은 농담 같은 걸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오래 이곳에 살았음에도 별다로 아는 사람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다.



내가 한국에 살 때에도 동네 이웃이라고 할 만한 사람은 없었고

아니, 그런 것 조차를 의식하지도 않았었는데 이상하다.



완벽한 이방인이자 부유하는 이물질이 될 수 있는 이곳이 좋았다.

어쩌면 여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대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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