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사나이를 회상하며
지구인을 대신해 우주괴수와 맞서 싸우며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머쥐던 은빛 타이즈의 거대한 그 사나이를 동경했다.
이후 슈퍼맨의 파란 내복이 멋져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울트라맨의 선행효과 덕분이 아니었을까?
우뢰매의 에스퍼맨도, 지구방위대 후레쉬맨도
딱히 멋져 보이지는 않았던 내게 '타이즈의 참멋'을 알려준 울트라맨은
유년 시절 구석구석에 자리 잡고 나를 지켜주었다.
시간이 흘러 화면 속 울트라맨의 군데군데 접힌
어색한 타이즈 주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즈음,
나는 순수함과 함께 무언가를 동경하는 법 또한 잃어버리고 말았다.
고무로 만들어진 한 뼘 남짓한 울트라맨과 함께라면 불안도 두려움도 잊을 수 있었던 그 아이는,
이제는 흐릿해진 그 은빛사나이를 가끔 떠올리며
잠깐의 행복감에 빠져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