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 무서울 사람이 없었다. 눈치도 없는 애가 눈치도 안 보게 키워졌으니 말 다했지 싶다. 나의 엄마는 내 기분을 잘 맞춰줬다. 내 감정이 제일 중요했던 사람이다. 오냐오냐 곱게 키운 막내딸. 고집 센 막내딸. 안하무인으로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알고 어느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 막내딸. 그게 딱 나였다. 나 잘난 맛에 살아 타인의 마음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내 자유와 내 안위만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내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 생각하며 살던 내가 이런 말 하기 다소 낯부끄럽지만, 난 내 자식이 내 눈치 보게끔 키우고 있다.
사회가 조장하는 엄마의 죄책감을 덜 느끼고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던 것은 사회와 사람에게 관심 많은 내 친구 누다심과 수풀, 그리고 나와 진짜 관계를 맺으며 나에게 어떤 마음이 드는지 솔직하게 말해준 내담자들 덕이다. 그들 덕에 자식을 내 소유물인 것처럼 잘 만들어진 성과처럼 보이려는 과시욕도 없앨 수 있었고 내가 겪은 고통들을 안 겪게 해 주기 위해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욕구도 없앨 수 있었다. 그저 마음과 마음을 나누며 나도 존중받고 아이도 존중받을 수 있는 자리에 있기를 바라며 아이와 관계 맺고 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가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고 관계를 중요시하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아이를 대하고 있다.
아직 나도 진행 중이다. 여전히 고민하며 아이를 대하고 있다. 아이가 커가면서 고민하는 영역도 조금씩 달라진다. 아이도 존중받고 나 또한 존중받는 그런 관계를 맺어가고 싶다. 아이는 자신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직감적으로 잘 안다. 내가 아이를 존중하는 만큼 아이 또한 내 영역을 존중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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