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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10화
친구들이 '쌈닭'이라 부른 건에 대하여
전환장애라고 늘 받아줘야 하는 건 아냐
by
오리공주
Jun 5. 2024
'
오리야 너는 나쁜 애는 아닌데 선을 넘었다 돌아왔다 해'
날 손절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대학교 2학년
, 녀석이 내게 들러붙은 지는 4년째
.
맑은 하늘 아래 난 장난이라고 하기엔 다소 심한 말로 동기를 충격에 빠지게 하거나 웃게 만들었는데 그런 저돌적인 폭주 기관차의 횡포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애들 사이에서 튀고 싶었다.
그동안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으니
많은 욕구들을
참고
살아오다, 내 안에 어떤
제어 장치가 풀린
것
이었다
.
문제는 폭주적인 행동이 나와 타인
사이에
사고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습관이 되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
'몇 년 동안 조용히 지내왔어, 이
정도는 괜찮잖아. 겨우 이런 걸로 기분 나빠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니야? 누구는 정말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고'
이런
식으로 합리화했다.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내 모습이 '오리, 쟤는 원래 좀 미친 녀석'으로 받아들여졌다(초반에는).
'네가 한 말이 다른 친구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해?'
시긴이 어느 정도 흐르면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당시에는
좀
놀랬던 것 같다. 평소에는 그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난 그 정도로 내 마음만
바라봤다.
몇몇 친구들에게
차례차례
손절을 당한 후
,
또
정신을
못
차리고 나대다가 다른 무리에서 선을 넘었다. 말다툼이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그
뒤로 나는 학과 내에 거의 모든 동성 친구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찍혔다
.
탕탕탕,
당연한 결과였다.
몇 안 남은 친구들이
애들끼리 모여서 내 뒷담을 하는 걸 들었다고 알려주었다. 그들은 나를 '쌈닭'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도 오해가 되어
부정적인
소문으로
변하는 걸
목도했다
.
지금 생각해 보면
내
행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는데 자제할 만도 하지 않았나 싶지만,
이 또한 세상을 알아가며 나를 돌아보고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었던 듯하다
.
몸이 불편하다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라고, 아프고 힘들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줘도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이때 많이 깨달았다.
keyword
친구
전환장애
Brunch Book
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08
전환장애도 약이 있나요?
09
전환장애 약의 세 얼굴
10
친구들이 '쌈닭'이라 부른 건에 대하여
11
주변에 개인적인 아픔을 말해야 할까?
12
그래도 기대고 싶을 때
나의 달콤한 전환장애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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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장애 약의 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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