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photograph
죽도해변, 정말 좋았나 보다.
한 곳에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걸 보면.
어항에 갇힌 금붕어처럼 뻐끔거리며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다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양양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그곳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퍼들은 이끌리듯 바다로 뛰어들었다.
한참 동안 바다를 만끽하던 이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물에 젖은 몸을 이끌고 터벅터벅 걸어 나와 모래사장에 철퍼덕 앉거나
보드 위에 기다랗게 누워 넋을 놓은 채 태양을 바라보곤 했다.
한 서퍼가 파도를 잡아타면 그가 나아갈 수 있게 길을 터주고자 헤엄치고.
파도는 모두의 것이거나 혹은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아는 사람들.
파도를, 바다를, 자연을 즐기고 사랑하는 오롯한 행위가 그곳에 있었다.
난 사실 그런 장면을 마주하고 싶어서 양양으로 달려갔던 거였지, 다시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