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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융한삶 May 25. 2024

빨래





치우지 않은 문장들이

머리카락에 잔뜩 꼬여

검지와 엄지 사이를 복잡하게 한다



뇌에 표백제를 붓고

 척추에 유연제를 발라

나를 세탁기에 넣는다 때가 빠지게



헹궈진 시간의 단물들이

하수구에 팽개쳐져

뼛가루처럼 비틀어지며 흘러내린다



하얗게 너무 하얗게

쪼그라든 내 내장은 아직 더러워

구더기같은 소독약을 전부 마셨다



내일 새벽쯤엔 깨끗해질 수 있을까

냄새나지 않는 나를 입어볼 수 있을까




빨래, 조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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