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3번 옮겨 어떤 초등학교 동창회에 졸업생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너의 푸념에, 여러 지방 친구를 골고루 사귀면 좋은 거라며, 나약한 소리 하지 말라며, 네 세계의 두려움을 이해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공무원 박봉으로 동생 2명을 뒷바라지하는 것도 어려운데, 서울 SKY대학교가 아닌 다른 대학에 간것을 미안해하며 학교 기숙사나, 가장 싼 고시텔로 전전하고, 학교 매점 등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용돈을 벌며 졸업할 때까지 용돈을 더 달라고 한 번도 조르지 않았던 네게 고맙다는 말을 못 했구나.
큰딸, 이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기에 행복하게 널 보낸다.
네 방에서 짐이 조금씩 빠져나갈 때마다 그 빈자리에는 허전함만 조금씩 채워지는구나.
엄마는 눈물이 많아진 당신이 결혼식 할 때 질질 짤까 봐 겁난다고 농담을 하네, 그럴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