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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over Jan 06. 2021

I Don’t Know

[컨셉진_인터뷰] 1월 6일 질문

Q. 당신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혹은 준비하고 있나요? 그 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전에는 일을 수단으로 생각했었어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했어요. 초짜니까 당연히 공부하고 배우고, 노력을 해야 일이 늘 텐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공부를 하겠다고 붙들고 앉아도 도무지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건데, 제가 그 일을 잘 못하더라고요. 여러 가지 일이 겹쳐 회사를 그만두고 고민에 빠졌어요. 같은 업종으로 이직을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해보는 것이 맞는지. 이미 직업을 한차례 바꿨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망설여졌어요. 다른 일이 해보고 싶다고 도전을 해놓고, 또 그것도 아니면? ‘어라? 이것도 아니었네. 다른걸 다시 찾아볼까?’ 이런 뻔뻔스러운 태도를 보이기에는 나이가 걸렸죠. 그렇게 몇 달을 마음만 무겁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기회가 하나 찾아왔어요. 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잘할 자신이 없어서 피해왔던 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직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덜컥 저에게 던져진 거예요. 진짜 그 일을 하겠다고 하기가 너무 싫었어요. ‘무서워서’ 하지만 저에게 ‘NO’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스스로 알고 있었죠. 이걸 차 버리는 바보가 되는 게 더 무서웠거든요. 그렇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하다 보니, 비슷한 듯 다르고, 연결된 듯 딴판 같아 보이는 일들이 하나씩 들어왔어요. 상품 상세페이지에 글을 쓰기도 하고, 재테크 다이어리를 직접 써보기도 했어요. 제가 사부작사부작 운영하던 인스타그램을 통해 브랜드 인스타그램에서 스토리텔링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까지. 안 하는 일 빼고 다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제 직업은 모르겠어요. 기획자라고 하기에는 기획을 쥐뿔도 모르고, 작가라고 하기에는 기복이 너무 심해 멀미가 날 것 같아요. 하지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하나하나 부딪혀 제 ‘취향’을 찾아가고 있어요. ‘나는 너무 상업적인 것과는 안 맞는구나. 나는 공익적인 콘텐츠를 다루는 걸 좋아하는구나. 나는 스펙트럼이 넓지는 않구나. 나는 기획자로 성장하더라도 마케터보다는 작가에 가까운 사람이려나?’ 이렇게 일에 있어서의 제 취향을 찾아 3년.... 5년 정도 더 달리고 나면 그때는 ‘저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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