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opah 마을에 도착하였고 이곳에 마련되어 있는 무료 RV 주차장에서 저녁을 해 먹고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Alkali Flat 온천으로 떠났는데 도중에 비포장이 나오기에 신작로에서 20 km 를 들어가 저 끝에 보이는 온천에 도착하였다.
인적이 전혀 없는 사막 가운데 있는 곳이라서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니 어느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차에서 내려 올라갔다. 혼자인줄 알았는데 젊은 여인이 맨몸으로 욕조에 있어서 잠시 당황스러웠으나 돌아서 나오는 것이 더 이상할 것 같아서 그 옆의 온천에 가서 물에 손을 담그어 온도를 살펴보며 남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알몸으로 있는 여인이 있는 곳에 들어갈 수 없어서 이곳에서 50리 떨어진 곳에 미리 알아놓은 또 다른 자연 온천으로 떠났다. 이곳은 95번 도로에서 곁으로 들어온 비포장 길로 알고 신작로를 통해서 왔는데 온전히 포장이 되어 있는 길이었다.
네비게이션은 이곳으로 들어가라고 하는데 길이 보이지 않았으며 사륜구동이면 들어가겠지만 후륜구동인 여행 밴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이며 사막으로 6 km 가량 더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다시 알칼리 훌랫 온천으로 되돌아 가는데 주인이 없이 스스로 살아가는 야생마가 도처에 있었다.
다시 돌아온 곳에는 남녀가 이미 목욕을 마치고 언덕 위 차 뒤편에서 몸을 말리고 있었으며 느릿느릿한 동작으로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그들은 언덕에 있으니 이제는 내 세상이 되었으며 팬티만 입고서 온천으로 들어갔다.
물의 온도는 적당히 뜨거웠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 며칠 새 추위에 떤 몸이 이곳에서 피로가 모두 풀려버린 시간이다.
백여 미터 떨어진 물가에는 노새가 물을 마시러 와서 경계의 눈초리로 나그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과 눈을 마주치다가 방해가 될까 봐 시선을 돌렸는데...
노새는 안심하고 물을 마시고 떠났다.
보스턴에서 온 남녀는 한 마리 개를 데리고 샌프란시스코 북부로 가는 여행길이라고 했는데 미니밴에 여행장비를 싣고 이곳에 도착하였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곧 떠났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목욕도 하고 다른 욕조에서 밀린 빨래를 했는데 뜨거운 물에 담가 한참 후 꺼내어 헹구는 것으로 끝냈다.
사각형 욕조는 섭씨 45도 정도이며 둥근 곳은 37도 정도이며 목욕을 하기에는 알맞는 온도였다.
어느 친절한 사람이 온도를 재어 쇠기둥에 써놓았으며 각기 다른 온도라서 골라서 들어가면 된다..
백리 안에는 인적이 없는 곳이라서 밥을 하고 찌개를 끓여서 먹고 무인지경을 혼자서 이리 저리로 돌아다녔다.
자연온천에서 인적이 없이 혼자서 있어보기는 처음이고 조용해서 더없이 자유롭고 좋은 환경이었다.
저녁 무렵이 되었을 때 스캇이 왔으며 초면에 인사를 나누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는 이곳 토지의 주인이며 오래전 부친이 물려준 지금은 문을 닫은 금광의 주인이라고 소개하였고 이곳 일대가 이 친구의 사유지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이며 튼튼하게 생긴 그의 차를 구경하는데 연료통 뚜껑을 열어서 트럼프 지지자임을 보여주었다. 그는 매우 뛰어난 비지니스형 대통령으로 정치를 너무나 잘하고 있다고 하기에 동감을 표하였고 팽창주의로 뻗어가는 중국을 잡는 매우 강력한 정책으로 미국의 국익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거들었다.
그의 픽업트럭은 6'700 cc 휘발유 엔진이며 두 개의 슈퍼차져를 부착하여서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힘은 약 두배 가량 더 세게 만들어진 트럭이었다.
특별한 서스펜션을 장착하였고 큰 타이어로 인해 차고가 높아서 사막과 산길을 다니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졌다.
스캇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1920년대에 금광이 활성화되어 인근의 토노파 마을을 중심으로 하여 경제적으로 활성화된 곳이었고 이곳 온천지대는 규모가 큰 리조트가 운영되었는데 이후 광산업이 쇠퇴하면서 시들해지면서 폐쇄된 곳이라고 한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땅이라서 언젠가 광산도 재개발하고 이곳 온천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던 그였다. 약기운이 조금 감돌던 그였지만 인성이 착했으며 추운 저녁 날씨에도 웃옷을 벗은 채 오래도록 얘기하는 것이 서구인 특유의 추위를 잘 참는 체질이었다.
스캇과 이야기를 나눌 때 세 사람이 서버밴으로 이곳에 왔는데 스캇이 있는 것을 보더니 다른 데 갔다가 다시 왔으며 스캇이 떠나고 나 혼자 있으니 아래로 내려왔다. 이들과 대화 중에 저 사람이 이곳 땅주인이라고 말해주니 그 친구는 뻥쟁이라며 믿지 말라며 서로 웃는다.
여인과 남편과 남편의 친구 이렇게 셋이 일행이고 나는 그들과 대화 상대가 되었는데 금복주처럼 생긴 사내가 옷을 훌훌 벗고 온천으로 들어갔다. 실오라기 하나라도 걸치면 보기에 편했을 텐데 그대로 물에 몸을 담그었고 이어서 훤칠한 50세가량의 여인도 한오라기 실도 남기지 않고 알몸으로 온천물로 들어갔다.
이어서 남편도 모두 벗더니 작은 욕조의 입구 낮은 곳에 앉았고 그 상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글을 쓰는 용도로 사용하려고 차로 가서 카메라를 꺼내어 차창으로 저녁 햇살이 있는 곳으로 셔터를 눌렀더니 빛의 반사로 사진의 상태는 이렇게 되었다.
온전히 나왔어도 모자이크로 처리해서 가렸을 것이지만 희미해서 그럴 필요도 없어졌고 다시 차에서 나와 욕조로 걸어가 카펫에 편하게 앉아서 그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자연스러운 성격임에도 잠시 당황스러웠던 것은 남편의 친구와 함께 세 사람이 들어가면 가득 차는 작은 온천에서 아이들처럼 목욕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였으나 부부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다만 금복주 아저씨는 바깥쪽으로 돌아 앉아 얼굴을 내게 돌려서 말하였고 얕은 물에 앉은 여인은 정면으로 나를 마주하고 말하였고 남편은 낮은 곳에 앉은 채 그대로 대화를 이어갔다.
작년에 콜로라도 계곡물에 있는 천연온천에서 있었던 홀딱 벗고 여섯 명이 앉아서 대화하는 곳에 들어와서 알라바마주에서 온 젊은 여인 곁에 앉은 남자 이야기를 하니 모두 웃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처럼 벗고 목욕을 한다고 일러준다. 아리조나주 엘도라도 온천의 남녀 혼탕 이야기도 꺼냈으며...
어린 시절 문산천에서 발가벗고 목욕하던 옛 추억으로 돌아갔으며 이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정관념화된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한국서 온 일행에게 아리조나주에서 있었던 혼탕의 일과 콜로라도 벗은 맨 이야기를 했더니 자신들은 절대 안 된다고 잘라 말하였는데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문화와 관념의 차이라는 생각이다.
문화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면 생각의 차이를 좁히기 어렵고 자신이 속한 세상의 관습만 옳고 그 외의 것은 그르다는 편견을 갖게 마련이지만 누가 옳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날이 어두워졌고 추워서 차 안에서 불을 밝히고 글을 쓰고 있는데 세 사람이 떠나면서 인사를 하기에 얼굴은 못 보고 잘 가라고 큰소리로 인사를 나누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백여 년 전에 온천 수영장이던 곳으로 가봤으며 지금도 위에서 흘러내려오는 따듯한 물로 인해서 수영을 해도 될 정도의 온도였고 몇 마리 기러기가 풀숲에 있다가 헤엄치러 나오기도 하였다.
백리 안에는 인적이 없는 곳이라서 모든 시간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었으며 속옷은 입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모습으로 온천물에 들락거렸다.
가장 깊은 곳이 허리 아래이고 들어가는 곳은 두 개의 계단이라서 걸터앉으면 의자에 앉은 것과 같은 곳이다.
노새가 아침에 다시 와서 물을 마셨으며 어제 이곳에 왔던 세 사람에게 물으니 모두가 주인이 없는 야생화 된 동물이라고 한다.
두 마리 말도 물을 마시러 왔으며 모두가 이곳 온천에서 흘러 내려간 물이 넓게 퍼져서 찬물이 된 것을 마신다.
뜨거운 물이 넘치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처음 방문해서 표를 해두었으니 이후 아무 때나 오고 싶은 때에 오면 되므로 크게 아쉬울 것이 없고 미국의 대륙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이웃집으로 마실을 다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옛날에 광산이 활성화되었던 시기에 사용하던 화물차는 옛날의 추억을 남긴 채 녹슬어 버려졌으나 삭막한 사막에 추억의 흔적을 남겨놓았으며 풍경과 더불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깊이 파인 곳이 아니었으면 건너가려고 했는데 갈 수 없는 곳이라 길을 떠났다.
추운 곳에서 더운 곳으로 갔다가 다시 눈폭풍이 부는 테톤 국립공원이 너무 추워서 남쪽으로 가는 길인데 당분간 따듯한 곳에서 지내보고 이후 행선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륙의 북쪽은 이미 겨울이 시작된 지 오래이고 남쪽은 뜨거운 여름이라서 계절을 찾아서 다니면 된다.
음담패설이 있는 것도 아닌 글인데 이미 쓴 글이 황당하게도 휠터링이 되어 글자가 모두 깨졌기에 다시 쓰느라 시간 소모가 많은 날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