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봄 Nov 20. 2023

흔들리는 내가 붙잡아야 하는 것

가을이 겨울에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질문에는 끝이 있을까요? 매일같이 묻고 답하고, 묻고 답하면서도 의아해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잘 사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바라는 삶은 어떤 것일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들은 같은 내용물을 다른 포장지로 감싼 것과 같아요. 결국 '내가 바라는 삶이란, 나다운 내가 되어 잘 사는 것'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우린 그 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어떤 것을 배우고 공부할 때도 자신만의 방식이 있는 것처럼,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푸는 공식도 제각각일 거예요. 매일 쓰고 또 쓰는 사람, 읽고 또 읽는 이, 낯선 나라로 떠나 어딘가를 걷고 오는 도전, 아침마다 땀 흘리며 뛰는 것, 호기심이 생기는 것에는 무조건 몸을 던지고 보는 사람, 원치 않는 일도 꾹 참고 견뎌보는 사람... 전부 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에 대한 답을 하는 중이겠죠.


그러고 보면 삶이 던지는 질문들은 한순간에 답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요령을 부리는 것은 통하지 않죠. 내 삶을 전부 쏟아부어 답을 해야 해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완성해 가는 것.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하는 것. 살고 싶은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


어쩌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삶을 전부 털어 넣는 것이 '산다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십 년 전에도 하던 고민을, 우린 지금도 하고 있지만, 십 년 후에도 하고 있을 거란 예감이 들어요. 슬픈 예감은 틀린 법이 없듯, 아마도 그럴 거예요.


하지만 이젠 그런 고민이 싫지만은 않아요. 십 년 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온통 흔들리며 묻고 또 물었던 그때보다는, 이 질문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요? 영 친해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함께 지나온 시간만큼 서로에게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십 년 전의 당신과는 다르게, 지금의 당신은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에  덤덤하게 답하고 있나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삶이 던진 질문에, 각자의 삶으로 답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자 기회일 거라 생각해요. 삶에게 진심으로 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아요.


살아가며 이런저런 이유로 흔들리는 내가 붙잡아야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흔드는 '삶' 그것뿐이니까.


가을이 겨울에게. 일상 에세이 편지
매거진의 이전글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