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얄포름한 크레이프가 겹겹이 쌓여 한 조각 케이크가 완성되는 것처럼. 사소하고 가벼운 선택과 인생의 항로를 결정하는 묵직한 선택들이 교차하며 '삶'이란 하나의 케이크를 완성하게 되죠.
무엇을 골라야 할지 알 수 없어 갈팡질팡하던 날도, 단숨에 '이거야!'하며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인 날도 있었었어요.
하지만 선택을 더해가며 깨닫게 된 삶의 아이러니는 '선택의 순간'과 '선택의 결과'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에요. 좋았던 선택이 원치 않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고, 얼떨결에 고른 무언가가 삶의 행운으로 작용하기도 하니까.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모든 선택을 믿는 것'뿐 아닐까요?
가을이 겨울에게. 일상 에세이 편지
삶의 모든 선택. 그리고 선택이 겪게 하는 것들 중에서 '쓸모없는 것'은 없죠.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요. 그 분명한 사실을 매 순간, 선택의 앞에 설 때면 기억하고 싶어요. 모든 결과 앞에서 떠올리고 싶어요. '선택'도 '결과'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테니까요.
지나온 2023년과 올해의 마지막 페이지, 12월. 남아있는 스물아홉 날까지도. 모든 순간이 유의미한 날들이었을 거라고 믿을래요. 매 순간 '나와 내 삶에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