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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Sep 11. 2024

글의 퇴고는 글을 쓰자마자 하는 것도 좋다

퇴고를 꼭 한참 지나서 해야만 하는 건 아닐수도 있다

글을 퇴고하는 일과 관련해서 


글을 쓰고 일주일, 아니 머리에서 완전히 지워진 후인 한달 후에 해라는 이야기가 

거의 국룰처럼 언급되곤 한다.


무슨 의도인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이야기다.

나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

초고를 쓸 때의 그 감정, 그 생각이 잔상으로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글을 다시 보는 건

애초에 초고를 쓰던 마음상태 그대로기 때문에

내 글을 다듬을 부분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한발짝 떨어져서 한 2주는 지난 후에 다시 읽어봐야,

약간 낯설기도 하고 초고를 쓰던 마음상태와 다른 상태에서 볼 수 있게 되므로

수정할 점이 더 잘 보이는 걸 나 또한 느낀다.


글을 쓴 직후에 하는 퇴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퇴고를 1,2차 퇴고로 나누어서,

1차 퇴고를 글을 쓴 직후에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감정의 흐름'을 간직한 상태로 퇴고를 거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퇴고의 핵심은,

어쩌면 아예 다른 마음, 다른 컨디션에서 내 글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복기해보는 것일지 모른다.

그 또한 너무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읽는 사람에게 재미나 감동, 의미 따위를 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 감동, 의미 같은 것들은,

전적으로 감정적인 요소가 핵심이다.

아니, 실은 인생 전반으로 확장해 생각해보더라도,

모든 것은 늘 정서와 감정이 이성과 논리보다 더 깊은 본질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글은 논리적 흐름과 구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감정적인 흐름이 충분히 상대방과 공명할만큼 탁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쏟아낼 때의 감정적인 흐름을 간직한 채로 1차 퇴고를 해보는 일이 가치있는 이유다.


퇴고는,

감정의 여운과 흐름이 가시기 전에 일단 당장 한 번 하는 1차와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2차로 나누어 해보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

초고가 감정의 폭발과 전개를 그대로 따라갔던 것이라면,

1차 퇴고는 그 속에 숨어있는 논리적 구조를 탄탄하게 갈고닦되,

초고를 쓸 때의 감정의 흐름이 너무 약해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좋은 방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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