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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장장이 휴 Oct 04. 2024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 1분

글쓰기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간단한 방법

대자극시대


어릴 적 재밌게 했던 게임 중 '대항해시대'라고 있었다.

모든 제국주의 국가들과 루피들이 너도나도 항해를 하러 나서던 시대.

지금은 무슨 시대일까.


대자극시대.

세상 천지에 이렇게나 많은 자극이 넘쳐났던 시대는

여지껏 없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대자극시대다.


우리는 늘 어디에서나 끝없는 자극의 파도에 몸을 내맡긴채 산다.

눈을 뜨고 깨어있는 시간 중 자극이 우리의 도파민을 분비시키지 않는 시간이 

도대체 몇초나 될까.


물론 과거에도 비는 시간에 친구를 만나고,

술도 마시고, 연애도 하고, 운동도 하고.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고 누리며 살았다.

인간은 사실 아무 자극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이긴 하다.


하지만 이렇게나 촘촘하게, 단 1초도 멈추는 걸 허용하지 않고 즉각적으로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하는 시대는 

여지껏 없었다.

오죽하면, 아프리카 지역 원주민들이 문명을 접하면서 스마트폰과 유튜브를 하게 되고 나서 

부족사회 운영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라는 뉴스기사까지 나올까.

원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적당한 자극에 둘러싸여 살다가,

끝도없이 최대의 자극을 뿜어대는 유튜브를 만나고 나선 하루종일 유튜브만 본단다... ㅋㅋ


이제 우리는 자극이 없으면 불안하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휴대폰 배터리가 다 돼서 꺼지면,

묘하게 허둥지둥대는 자기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이미 탈인간급 성인이다.


글쓰기는 내면에서 시작된다


문제는,

글쓰기라는 창작활동의 성격이다.

글은 외부자극에서 비롯되는 예술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건,

절대적으로 우리의 내면에 그 뿌리를 둔다.

외부자극은 진짜 좋게 봐줘도,

그저 우리 내면의 소리와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갈 때 잠시 거드는 장식품에 불과하다.


글쓰기는 단언컨대

우리 내면의 저 바닥 끝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진심과 깨달음, 욕구와 같은 녀석들을

종이 위에(모니터 위에) 구현해내는 작업이다.

그런데 인간은

무의식 깊은 곳에 있는 진솔한 나의 감정과 생각을 지각하기도 어려워하고,

표현하는 건 더욱 힘겨워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인간은,

자기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한참 응시하고 바라보며 용기와 결단을 내야 한다.


가뜩이나 이런 판국에,

계속 우리 외부에서 온갖 자극들이 불어닥친다면.

진실한 글, 정말 나의 예술성을 담은 글을 쓰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글쓰기 전 1분동안 당신이 해야하는 것


글을 쓰는 작가를 위시해서,

과거의 수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괜히 오랜기간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창작활동을 해왔던 게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런 자체격리를 하고

세상으로부터 빠져나와 글쓰기에만 몰두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

그럴 수 있다면 그러는 걸 난 매우 가치있게 본다만,

그게 가능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신 우리는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세상으로부터 오랜기간 우리자신을 격리할 순 없지만,

글을 쓰기 전 1분 정도는 외부자극을 차단하고

우리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상태를 만드는 것.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글을 쓰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모든 전자기기와 시각적, 청각적 자극을 차단하고

눈을 감고 편안하게 앉아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들이쉬는 숨에

내 코의 피부를 타고 우리의 몸안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질감을 가만히 바라본다.

내쉬는 숨에 내 몸안에 있던 공기가 우리의 코나 입을 통해 천천히 빠져나가는 걸 그저 편안하게 쳐다본다.


호흡은 천천히 쉬어야 하고,

들이쉬고 내쉴 때는 가급적 온몸에 힘을 뺀 채 그저 호흡을 바라만 보도록 하자.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들숨에 맑고 깨끗한 기운이 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상상하고

날숨에 무겁고 지친 기운도 몸밖으로 홀가분하게 나가는 걸 상상해라.


1분이면 충분하다.

온갖 자극들에 뒤범벅이 되어 사는 우리에겐,

이 정도의 명상만으로도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간단한 일을 오랜시간 까먹지 않고 실천한다면,

당신의 글을 쓰는 시간의 질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오늘부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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