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입장에서 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건 어떤 것일까
막상 글을 쓰려면, 막막하다.
어렵사리 뭔갈 주제로 잡아 문장을 썼는데,
너무 빈약하고 볼품없다. 초라하다.
이 때 어떻게 이를 받쳐줄 것인가.
일단 모든 건 가설이다.
모든 주장, 모든 사실에 대한 서술은 근본적으로 가설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지각하는 모든 것이 일단 가설이라는 걸 감안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전제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들을 쓸 때, 과연 어떤 걸 쓰면 좋을까.
글의 재료이자 소재이기도 하지만, 나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거' 또한 글감이다.
'논거'가 되는 글감은 크게 6가지다.
1-1. 나의 이야기 ft.나의 견해 - 기억
1-2. 타인의 이야기(경험) - 자서전, 역사책 등
1-3. 타인(주로 전문가)의 견해 - 인터뷰, 전문서적, 뉴스기사, 유튜브, 명언 등
2-1. 통계 - 통계자료, 발간물 등
2-2. 개별 연구 - 연구논문, 책 등
2-3. 메타연구 및 시스테믹 리뷰 - 메타분석논문, 책 등
안 그러면 산만하다.
논거는 한가지 주제에 딱 하나만 든다.
만약 강력하게 풍부한 뒷받침이 필요해서 여러 사례를 든다면, 같은 류의 사례를 또 드는 건 피하는 게 좋다.
가령, 역사적 사실을 하나 썼다면, 통계자료를 들거나 아니면 개별연구 결과를 하나 드는 걸로.
즉, 소견논거를 들고서 그럼에도 전문성과 신뢰성을 어필할 겸 사실논거 3개 중 하나를 뒤이어 붙이는 식으로 한다.
하나의 논거 자체 내에서 여러 유사한 사례를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형태는 한가지의 논거로 느껴진다면 그리 하되, 아니면 무조건 패스.
소견논거 3개중 하나로. (1-1에서 1-3이 소견논거다.)
연구설계에 의해 공신력 있는 연구방법을 거쳐 내린 결론도 좋지만,
사실 엄밀하게 그걸 이해하고 파악해야 하는 건 글을 집필하는 사람이지 읽는 사람이 아니다.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고 싶다면, 팩트보다 이야기가 더 좋다.
개별 연구와 메타 연구를 내가 하나하나 다 검증하면서 실제로 연구설계가 잘 되었는지 볼 수는 없다.
어떤 역사적 사실이 정말 올바른 출처를 가지고 서술된 팩트인지까지 파고들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전문가의 의견이라면
그 사람이 언제 어느 상황에서 말한 것인지, 그 사람이 말한 게 맞는지 정도는 확인해야 한다.
연구결과를 인용해서 논거로 쓸 때는,
실제 그 연구가 언제 어떤 사람에 의해 어느 학술지에 게재된 것인지 정도는 확인해야 한다.
뭐, 그럼에도 틀리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최소한 내가 직접 확인하고 논거로 가져다쓴다는 원칙을 항상 염두에 두고 논거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아니면 너무 카더라가 만천하에 널리 퍼지는 경우가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