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맛대로 갈겨보는 글과 영상의 단위규격 표준화 작업
'아크'는 무엇인가.
웹소설을 보면 으레 5개 내외의 '화'(가령, 1~5화) 정도를 묶어서 하나의 주제에 관한 스토리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게 '아크'다.
아크(Arc)란, 특정 갈등이나 주제가 발생하여 해소되는 서사의 '전환적 굽이'다. 웹소설에서 통상적으로 약 5화 정도에 걸쳐 펼쳐지는 이야기단위다.
로버트 맥키에 따르면, 시퀀스들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드는 어떤 단위를 스토리 아크라고 부른다. 스토리 아크는 캐릭터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데려가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그는 장편 서사를 유지하려면 관객의 전개 욕구를 충족시키는 '중간 아크'들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이 '아크'는 쉽게 말하면 웹소설 5화 정도를 묶은 큰 단위의 이야기 단위라고 보면 되는데, 이 '아크'는 물리적 시간으로 50분 내외가 된다. 즉, OTT 시리즈물인 드라마나 장편 애니의 1회분 정도 길이이고, 단편 애니의 약 3회분 정도의 길이이며 보편적인 영화의 약 1/2 정도의 길이다.
아크 1개는 5개의 시퀀스로 구성되며, 이는 곧 글에서 웹소설 5개화로 구성됨을 의미한다. 이를 글자수로 계산하면, 공백포함 3만자 내외가 된다.
자, 이쯤되면 슬슬 조금 가변적인 적용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될텐데.
글의 형태에서는 사실 크게 비문학과 문학이 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일반적인 단행본 책의 표준적인 분량은, 점점 얇아져가는 요즘 책 1권 분량 추세를 고려...한다기보다 지금 규격을 통일하고 있으므로 영화 120분짜리를 책 1권과 매칭시키기 위해서! 공백포함 7.2만자 정도다.
만약 웹소설을 단행본화한다면 12화 정도 분량이 들어가는 게 된다.(통상적으로 25화를 1권으로 낸다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 내 이 기준은 철저히 내맘대로라는 걸 양해바란다.)
그래서 사실 '글'의 영역에서는 별로 구분하거나 헷갈릴 게 크게 없다.
다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3으로 구성되는 3막구조, 그리고 한단계 하위로 내려와서 내가 가장 좋아라하는 보글러의 영웅서사 플롯(12단계)을 적용할 때 사실상 늘 적용단위가 바뀔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
영웅서사 12단계 플롯은 당연히 1단계에서 12단계까지 12개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영화화를 생각한다면, 표준적인 2시간 러닝타임 영화화에서 영웅서사 12개의 각단계 역할을 맡게 되는 '단위'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시퀀스'다. 시퀀스 1개에 10분이니까. 120분짜리 영화를 12개로 딱 떨어지게 구성하는 건 '시퀀스'다. 시퀀스는 우리가 이미 정리했듯이, 글로 공백포함 6000자 정도 분량이고.
하지만 만약 내가 영화화를 하는 게 아니라, 시리즈물로 영상화를 하는거라면? 당연히 시리즈물 전체의 러닝타임은 어마무시할 것이다. 시리즈물 1화가 50분이라고 본다면, 각 화마다 5개의 시퀀스가 들어가기 때문에 만약 12부작이라고 하면, 시퀀스는 영웅서사 12단계의 각 단계를 맡을 수 없다. 그러기에 너무 물리적 시간이 작지 않나. 12부작 시리즈물을 OTT를 통해 영상으로 제작한다면, 각 1부(1화)가 영웅서사의 각 단계를 맡아야 한다. 그러면 이는 곧 50분 물리적 시간을 소요하는 '아크'가 영웅서사 각 단계의 역할을 맡게 됨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지금 글과 영상의 단위를 표준규격화하면서 주의할 것은, 글에서 영상으로 갈 때 과연 글에서 적용되던 어떤 단위가 영웅서사 플롯의 단계역할을 하고 3막 구조의 '막' 역할을 하는지 가변적으로 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아크'까지 알아보았으니 그 상위단계로 올라가서 단위를 살펴볼 차례다. 이 위의 단위는 무엇이 있을까. 이제 드디어 마지막 단계인 3막 구조의 '막'과 플롯의 '장'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