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 카페인 중독자 30대 중반 여자의 건강 되찾기 운동
2026.1.5.
쉐이크 구간 3일 차.
본격적으로 1월이 시작되는 날이다 보니 오전이 금방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왔다. 역시 난 쉐이크. 다들 식사를 하러 나가거나 도시락을 싸왔는데 난 자리에 앉아 쉐이크를 음미하며 마셨다. 천천히 씹듯이 먹으니 먹을만하다. 사무실에 풍기는 도시락 냄새가 코를 살짝 자극했지만 이상하게 먹고 싶거나 배가 고프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 내가 먹고 싶은 건 따로 있다. 비빔국수, 소고기랑 쌀밥, kfc 치킨, bbq 황금올리브 치킨, 마라탕, 로제마라떡볶이, 마라상궈, 물냉면 등등 요 근래 내 알고리즘을 점령한 것들이다. 근데 전체 클린 기간이 끝난다고 바로 먹긴 어려울 듯하다. 아니 참아야지. 기껏 고생해서 깨끗하게 만들어 뒀는데 자극적인 음식들로 또다시 더럽히기가 너무 아깝다. 과연 내가 참을 수 있을까!
퇴근할 때가 다가오니까 허기가 졌다. 컴퓨터 앞에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기가 진다는 건 역시 출근과 돈 버는 일은 무시 못한다. 굶주린 배를 붙잡고 집으로 왔다. 드디어 먹는 오늘의 저녁 쉐이크. 지금 내가 먹는 거라곤 쉐이크와 물뿐이니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근데 이제 슬슬 물배만 찬다. 기력이 없어서 인지 저녁인데도 졸리다.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2026.1.6.
- 카페인 안 먹은 지 8일째
- 술 안 먹은 지 11일째
- 클린 시작한 지 8일째(물 3일 + 쉐이크 5일)
피부가 좋은 편이긴 했는데 더 좋아졌다. 밀가루, 술, 카페인, 염분 등 그 끊기 어렵다는 것들을 지금 일주일이 넘게 안 먹고 있으니 좋아질 수밖에! 체중은 생각보다 드라마틱하게 빠지고 있진 않다. 아마 화장실을 못 가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꾸준히 100g 단위로 계속 감량이 되고 있긴 하다. 체중보다 다른 곳들의 변화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 숙면(잘 자고 잘 일어나고 코골이도 사라짐)
- 비염 사라짐(코 막히고 운동할 때 나오던 콧물들도 사라짐)
- 생리통 사라짐(생리 전, 항상 감기 오 듯 면역력이 떨어졌는데 이번에 증상이 없었고, 배 아픈 것도 사라졌다.)
- 몸에 있는 염증들이 사라진 느낌(피부가 갑자기 가려울 때가 있었는데 사라짐)
- 몸에서 기분 좋은 열이 남(걷기만 해도 살짝 열이 나서 더 활력이 생긴다)
다만 안 좋은 점은 기력이 약해졌다. 가장 빠르게 느껴지는 건 목소리. 목소리에 힘이 없다. 집에서는 상관없지만 회사에서 이 소리를 들으니 더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오늘은 없는 힘을 쥐어짜서라도 기력이 없는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이 프로그램을 소개해준 친구가 정~말 힘들 때 먹으라고 준 가루가 있다. 오후에 그걸로 힘을 내야지!
2026.1.7.
이제 쉐이크 구간은 단 2일 남았다.
식사를 안 한지 벌써 9일 차다. 조금의 배고픔이 느껴지면 입에 무언갈 넣었던 나인데, 살면서 이렇게 몸이 가벼울 때가 있었나 싶다. 금요일부터 한 끼는 일반식을 한다. 지금까지 미뤄뒀던 약속들이 줄줄이 있는 터라 대부분 외식을 하게 될 거 같은데, 맛있는 음식을 오랜만에 먹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이 된다. 잘 조절해 가면서 먹어야지.
오후가 되니 평소보다 더 기력이 없다. 오전에 대청소를 한 탓일까. 몸에 힘이 없는 건 버틸 수 있겠는데 뇌가 굳은 느낌이다. 미세하게 말도 느려지고 안 하던 실수도 하게 된다. 다행히 바쁘지 않아서 어찌어찌 버틸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이 느낌은 썩 좋지 않다.
퇴근하고 빠르게 집안일을 끝내고 뜨끈한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시간을 보냈다. 휴식이 필요한 오늘. 내일 마지막 날 힘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