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어여쁜 통조림

여행자의 노트 #4

by 나예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해 바다와 맞닿아있는 포르투갈. 해산물 천국으로 알려진 이 나라에는 당연히 해산물을 재료로 한 통조림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어리 통조림이지만 문어, 조개 등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해 마트의 통조림 코너에 들어서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일상적인 식재료를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가공한 것이 통조림인데, 보통은 통조림이라고 하면 원재료가 무엇이든 간에 일단 ‘질떨어지는 싸구려’라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포르투갈에는 통조림을 그저 그렇게만 보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인 통조림들이 많다.


일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통조림들의 다양하고 화려한 디자인.뚜껑을 따고 나면 금방 버려질 통조림의 포장이 이렇게 예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다들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 각 브랜드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어 굳이 소장하고 싶게 만든다. 이 정도면 기념품이나 귀국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다.


포르투갈엔 오로지 통조림만 파는 일명 ‘통조림 전문점’이 제법 있는데, 내부 인테리어에도 몹시 신경을 쓴 모습이다. 지나는 길에 이런 가게를 마주치면 뭐하는 곳인가 싶어 한 번쯤 들여다보게 되고, 들여다보다 보면 특유의 분위기에 홀려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곳은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방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되었다.


선물 용도에 관광객을 타겟으로 하는 상품이라면 보통의 통조림과 달리 가격이 비싼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다지 그렇지는 않지만 일말의 의심이 든다면 동네 마트나 슈퍼로 가보자. 이쪽에 보급형으로 입고돼있는 통조림들은 조금은 심플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디자인 면에서 뒤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매대에 알록달록한 통조림들이 차곡히 정리되어있는 모습은 영롱할 지경이다.


요즘 해산물 통조림은 ‘싸구려 식재료’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 혹은 맥주와 어울리는 간단한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꼭 안줏거리가 아니더라도 포르투갈의 추억을 한 캔 포장해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요 통조림들은 꽤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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