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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 Oct 15. 2017

길 위의 예술 작품들

섬에서 절반 #2 데시마

시미즈마에(淸水前) 정거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공기의 입자>가 오늘 만난 첫번째 작품이다. 동글동글한 작은 입자들이 모여 커다란 동그라미를 이루고, 커다란 동그라미들이 모여 마치 하늘이 되는 듯한 느낌의 작품으로, 좀 가느다랗게 생긴대다가 주변에 나무가 무성해 눈에 잘 띄지는 않는 편이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 한다. 매우 인위적인 작품인데도 그다지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독특하다.

<空の粒子 / Particles in the Air>


이대로 데시마 미술관까지 걸어가며 길 위의 작품들을 만날 생각이다. 물론 초행길이지만 좁은 길을 따라 이정표가 잘 표시되어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하지만 굳이 작품들이 아니어도 길에서 마주하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인 듯한 느낌이다. 풍경이라는 녀석은 계절과 날씨, 시간대 등에 무척이나 영향을 받는 녀석인데 이날은 모든게 완벽했다. 특히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 서 있는 계절이 무척 좋았다.


다음으로 만난 작품은 한적한 위치의 빈 집을 활용하여 만들었다는 <레몬 호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따라 노란 천들이 펄럭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천들은 모두 데시마산 레몬으로 물들인 것이라고 한다. 호텔이니만큼 실제 숙박도 가능하다고. 이 호텔에서 묵는 이들은 레몬빛 아침 햇살과 함께 눈을 뜰 것만 같다.

<檸檬ホテル / Hotel Lemon>


한편, 데시마의 작품들 중 가장 궁금한 작품이었던 <storm house>는 이날 운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빛과 물의 움직임, 소리를 통해 격렬한 비와 천둥, 바람 등을 교묘하게 재현해 폭풍우가 들이닥쳤다가 지나가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마치 여름방학 때 시골 할머니 집에 와있는 기분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여 기대가 컸기에 무척 아쉬웠다.

<ストーム・ハウス / Storm House>


근처를 걷다보니 데시마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자 데시마의 맛으로 대표되는 <시마 키친>이 나타났다. <시마 키친> 또한 세토우치 예술제에 등록된 작품 중 하나다. 섬의 주민들과 도쿄의 유명 호텔에서 온 셰프가 협업하여 현지의 생선과 야채 등을 활용하는 메뉴를 개발했다고 하는데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비성수기의 평일에는 이곳저곳 많이 쉬는 것 같다. 때문에 커다란 나무 지붕이 마당을 덮고 있다는 식당 내부 모습을 직접 눈에 담을 수는 없었다. 

<島キッチン / Shima 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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