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후 경험한 ‘자유로움’과 동시에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과 두려움 속’에 사로잡혀있던 그간의 시간들. 이러한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책과 유투브를 그동안 많이 봐왔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말들을 정리해보고, 다시 한 번 더 나 스스로에게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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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답은 없다, 내가 가는 길이 곧 정답이다.”
원래 아무런 가치가 없던 길이 오히려 인간 스스로 선택하고 의미부여를 하면서부터 그 길이 진짜로 개개인들에게 가치있는 길이 되는 것이다.
마치 금과 다이아 역시 자연 상태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반짝이는 돌과 같지만, 인간들이 스스로 이 돌덩이에다 ‘희귀하다’, ‘예쁘다’ 라며 비싼 가격을 매겨 없던 가치를 만들어 낸 것처럼 말이다.
실존철학의 핵심과 같이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정답은 원래 없고, 그에 따른 가치도 원래 없는 것이지만, 우리가 스스로 노력하고 고민했기 때문에 우리 선택에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선택’에는 필연적으로 ‘책임’이 따라온다.
’ 어른’와 ‘아이’의 차이는 여기서 온다. 나의 삶에 내가 얼마나 큰 책임을 지는지에 따라 내가 얼마나 성숙할지가 결정이 된다.
어른은 어떤 선택이든 자기 선택이기에 넘어져도 덜 좌절하고, 나아가며 행복해한다. 누가 어디로 가야할지 알려주지 않기에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고 항상 신중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그동안 나는 ‘자유’를 논하며, ‘책임’을 지고싶어하지 않는 어린 아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또한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싫어, ‘내가 가는 길이 맞다, 정답이다’ 라는 것을 다른 누군가가 인정하고 말해주길 바라며 그동안 타인에게 의존적인 성향만 보였던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앞으로 나의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고, 조금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해결책은 단 하나다. <내가 의지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독립할 것.>
즉, 지금까지 내가 조언을 듣고자 의지했던 사람들로부터 거리를 둬야지만, 내가 진짜 자유를 갖고 진짜 의지를 갖고 선택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며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곳은 내가 살고 있는 곳, 3년동안 살았던 코리빙하우스. 내가 닮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그들의 선택과 방향성이 정답인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내리는 모든 부분들에 있어서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나 잘하고 있는게 맞아?’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타인으로부터 듣고싶어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나와 친한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조언들이 진심어리고, 아무리 깊은 조언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이렇게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내놓은 ‘남의 정답’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인생을 사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들 기준으로 내놓는 상대적인 선택에 불과할 수 있음을 인지하자.
그렇지만 본질적으로는 삶에 있어서 ‘정답’은 없기 때문에 또다시 어느 순 간 타인이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이 마치 '정답'인 양 확신에 가득차서 이야기 할 때 또 다시 스스로가 혼란에 빠지고 공포에 젖어들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깊이 생각하며 신중하게 내린 나의 선택에도 의구심을 갖고, 불안해하고 이를 애써 못 본 척 하고 또 회피하거나 변명하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거나 흔들리는 것은, 결국 내가 엄청나게 애써서 고른 선택의 값어치를 제 손으로 깎아내리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나의 선택은 내가 짊어지는 책임만큼 가치있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그 공포를 견뎌내보자. 그렇게 내가 내린 결정들에 대해 스스로가 가치를 만들어가고, 책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보면 어느센가 성장해있는 나를, 그리고 그렇게 ‘내가 가는 길이 정답’이라 확신하며 나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 않을까.
< 세계에 내던져진 이상, 인간은 그가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 - 장 폴 사르트르 >